예비심사 지연에도 6월 공모 산정 가능성 '솔솔'
"올해 상장 목표 변함없다…심사결과 기다리는 중"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정유사 현대오일뱅크가 연내 상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예비 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견조한 실적과 최근 고유가 호재에 힘입어 증시 입성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5월 중 거래소 예비 심사를 통과한 뒤 6월 공모가를 산정하는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2월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열고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 일정에 대해 "기존과 동일하게 연내 또는 이르면 올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IPO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2년 상장에 도전했지만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경영 환경 악화로 상장 계획을 접었다. 2018년에는 금융당국의 회계감리로 인한 절차 지연 영향으로 공모시장 분위기가 악화하면서 상장을 포기해야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4개월이 지난 최근까지도 예비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심사 통과 여부에 관심이 주목됐다. 업계에선 지체 배경에 대해 올해 초 거래소의 상장 심사부서장이 모두 교체된 데다 거래소에서 연말 실적을 검토하고 수소 등 신사업 가치를 평가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다른 이유로 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지분율 17%)와의 주주 간 협약 내용 문제가 언급됐다. 아람코와 현대중공업그룹이 주주 간 협약을 맺은 내용 등이 상장에 걸림돌이 됐다는 것. 이에 거래소가 아람코의 과도한 권리 보호를 손질하도록 요구했고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까지 나서 관련 문제를 아람코와 협의해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몸값은 1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2019년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8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았고 이후 정유사업 실적이 개선되며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실적을 기록하며 IPO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 효과 확대와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따른 제품 크랙 상승 영향으로 매출 20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1424억원을 거두며 현대중공업지주의 호실적을 이끌었다.
상장으로 조달된 자금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자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사업을 넘어 친환경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85% 수준인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45%로 낮추고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블루수소 등 3대 친환경 미래 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70%까지 높인다는 내용의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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