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하반기 전략 회의 열고 경영 목표·방향 점검
금융사들 "경영환경 쉽지 않다"…위기관리 논의 이어갈 듯
4대 금융지주가 하반기 전략회의에 돌입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목표와 방향 점검에 나선 것이다.
그간 가계대출 증가와 금리 인상에 따른 호재를 누려온 금융사들은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은 상황이다.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 속에 수익성은 지키면서 건전성은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신한·우리 등 지주사들이 이달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KB금융지주ㅏ 스타트를 끊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비롯한 그룹 전체 경영진 270여명이 지난 1일 '2022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1월 이후 대면으로 열리지 못하던 전략회의가 이번에 다시 대면으로 개최된 것"이라며 "물가상승,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그룹 차원의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타운홀 미팅을 열어 그간 쌓인 경영진들의 고민과 질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답변했다. 경영진들은 이 자리에서 그룹의 미래 전략과 사업 성장 방안, 기업문화 등과 관련해 다양한 질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 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업부문별로 3대 실행목표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행을 독려했다.
그간 비대면으로 진행됐던 회의가 2년 여 만에 대면으로 열리자 경영진들은 어느 때보다 활발하고 실질적인 논의를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경영진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들을 머리를 맞대고 도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조용병 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4년여 만에 해소된 신한금융지주도 창업 40주년을 맞은 이날 '신한문화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조직문화 점검에 나섰다. 신한문화포럼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 맞는 행사다.
3연임 가능성이 커진 조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문화포럼은 엄밀히 말하면 경영전략회의와는 다르다"며 "영업이라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기보다 조직문화 등을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계열사별로도 하반기 회의를 열어 경영 이슈들을 점검 중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1일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하는 비공개 워크숍을 열고 하반기 핵심과제를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통상 12월에 이뤄지는 조직개편도 이날 앞당겨 발표했다. 목표가 정해진 만큼 하루라도 빨리 조직을 재정비해 앞으로 할 일들을 준비해야 한다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진 행장은 이날 임원들에게 하반기 금융시장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주문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맡은 부문의 위험 요소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은 오는 15일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근 여러가지 사태로 내부 재정비 필요성이 커진 우리금융은 경영회의에 앞서 현장을 점검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경우 최근 석 달 동안 65개 거래처, 42개 영업그룹 및 지점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는 중이다. 현장의 다양한 의견이 본점 정책 수립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 챙기고 나선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직적인 당부 위주의 일방적 소통이 아니라 상석 없는 원탁 테이블에서 행장과 직원들이 격의 없는 토론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도 조만간 하반기 경영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매년 전략회의를 개최한 만큼 올해도 열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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