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 7개월 연속 감소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올 들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가계대출 성장이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자 은행권은 기업대출로 눈을 돌려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날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7조5210억원으로 지난 6월 말 대비 2조1311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소폭은 지난달 기록한 1조4094억원보다 더 커진 것으로 지난 7개월 동안 줄어든 5대 은행의 가계대출만 무려 10조원이 넘는다.
특히 신용대출 감소폭이 컸다. 5대 은행 합산 신용대출 잔액은 129조1848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1조4941억원 줄었다.
은행권은 올 들어 치솟는 금리로 인해 대출 수요가 감소하자 금리 할인 등을 통해 영업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더구나 7월부터 강화된 DSR 규제가 대출 한도를 막고 있어 올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성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에서 기업대출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 가계대출은 역성장한 반면 기업대출이 선방하면서 전체 원화대출 역성장을 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올 상반기에 5.5~6.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덕분에 가계대출 감소에도 원화 대출 성장률은 1.2~3.2%를 기록했다.
현재 은행들은 충당금을 대폭 늘리고 기업대출 부실화를 방지하는 지원책을 통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 4대 금융지주가 쌓은 대손충당금은 무려 1조9842억원에 달한다.
또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대출의 원금상환과 이자납입을 유예해주는 금융지원책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이 대출을 수월하게 갚을 수 있도록 장기분할상환제도를 운영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실수요를 제외한 가계대출 성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때문에 기업대출을 늘리는 쪽으로 대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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