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중단된 토스뱅크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 재개 여부 불투명
고금리 이자 허덕이는 건전한 중저신용자들은 "아쉬워"
이달 초 '서비스 고도화'를 이유로 중단된 토스뱅크의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의 재개 일정이 감감무소식이다.
두자릿수를 넘나드는 카드론 금리로 인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 서비스 중단에 따른 아쉬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6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카드론을 자사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해주는 대환대출 서비스 재개 시점이 여전히 미정인 상황이다.
지난 5월 말부터 삼성카드 카드론을 대상으로 시범운영된 토스뱅크의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는 고금리 카드 대출을 쓰고 있는 중저신용자의 금리를 거의 절반으로 깎아준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카드론을 제 1금융권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길을 토스뱅크가 터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토스뱅크가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분류한 이들은 카드론을 통해 평균 연 14.58% 금리로 대출을 받다가 토스뱅크 신용대출로 갈아탄 이후 금리가 7.75%로 6.83%p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한도도 720만원에서 1470만원으로 750만원 늘어났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는 한 달 남짓 운영되다가 이달 초 중단됐다. 토스뱅크 측은 "그동안 시범으로 선보였던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카드론을 은행 신용대출로 바꿔주는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터라 고금리 카드론을 쓰고 있는 대출자들의 아쉬움은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출은 있지만 연체 없이 성실하게 상환했거나 신용카드 사용액 변동이 크지 않은 중저신용자들은 더 아쉬워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토스뱅크의 서비스 중단을 놓고 업계에서는 말이 나온다. 기술적으로나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을 뺏길 염려가 있는 카드업계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카드업계는 토스뱅크가 카드론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웹 스크래핑' 방식이 보안상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토스뱅크 관계자는 "스크래핑 방식은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기술"이라며 은행으로서 높은 수준의 보안 기술을 통해 정보를 관리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또한 웹 스크래핑 방식을 이용한 대환대출이 위법은 아니라고 판단한 상황이다. 다만 카드업계 항의가 만만치 않은 탓에 일단은 지켜보는 분위기다.
토스뱅크의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를 향한 카드사들의 경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악화되는 대내외 경영환경으로 인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토스뱅크의 서비스는 카드사의 우량 고객을 뺏길 수 있는 위협요인이다.
실제로 토스뱅크 카드론 대환대출 시범 서비스 대상이었던 삼성카드의 경우 올 2분기 카드론 이용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2.9%(675억원) 감소한 2조274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 간 갈등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초 열린 여신전문금융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도 공정한 경쟁,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며 "(토스뱅크의 카드론 대환대출 관련)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관련해 금융위와 추진 중인 여전업법(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태스크포스(TF)에서 함께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