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35% 추가할인…15% 할인에 사들인 LH
제도 개선 발표 이후 추가 주택매입 나설 듯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가 10일 총 134가구 무순위청약을 진행하며 할인율을 35%까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단지는 오랜기간 미분양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청년 임대 주택 등의 용도로 36가구 매입했다가 ‘고가 매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질타를 받은 바 있는 만큼 추가 할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오는 11일까지 아홉번째 무순위 청약 신청을 받는다. 미분양 물량에 대해 최대 35% 할인 분양에 나서면서 이른바 ‘줍줍’을 통해 완판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CS네트웍스가 시행하고 대원이 시공한 해당 단지는 총 216가구 규모인데 이번 청약을 통해 전용면적 18~78㎡, 총 13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무순위 청약 134가구 분양가는 전용면적 78㎡ 기준 6억5400만~7억4600만원으로 최대 35% 가량 낮추면서 기존 분양가보다 약 4억원 가격이 낮아졌다.
앞서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해 2월 첫 분양에 나섰지만, 1년 넘게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할인율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최초 분양가는 전용면적 78㎡ 기준 10억630만~11억4780만원이었다. 지난해 말 15% 할인 분양에도 미분양이 팔리지 않았다.
특히 LH가 지난해 말 임대사업을 위해 소형 평형인 전용면적 19㎡과 24㎡ 총 36가구를 약 15% 할인된 가격에 매입하면서 적절한 가격에 매입했다고 했지만, 비싸다는 비판을 받았던 만큼 추가 할인 카드를 꺼내듯 것이다.
당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세금이 아닌 내 돈이었다면 과연 지금 이 가격에 샀을까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반면 LH는 주택매입과 관련해 가격 상한액을 정해 놓고 복수의 감정평가 법인이 제시한 감정액을 평균해 매입 가격을 결정하는 등 규정에 맞게 처리했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최근 시행사의 할인 분양은 LH로서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시행사가 35% 가격 할인을 진행하면서 15% 가격 할인으로 매입한 것이 결과적으로 높은 가격에 사들인 꼴이 됐기 때문이다.
현재 LH는 지난해 말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한 정부의 임대주택용 주택 매입에 나선 이후 올해는 주택매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는 칸타빌 수유팰리스 논란으로 주택매입 적정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H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매입 과정을 거쳤지만, 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제도개선을 준비하고 있다”며 “개선안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제도개선 이후에 매입되는 물건들은 매입 기준 등이 달라지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설업계에서는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LH가 미분양 주택을 매각해 주길 내심 기대하는 눈치지만, 관련 규정이 더 강화될 수 있어서 제도개선안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할인된 가격에라도 분양을 하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매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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