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급 문제 없다” 진화에도 불안감↑…업계 “대란 가능성 낮아”
최근 중국이 요소 수출을 금지했다는 소식에 디젤(경유) 차량의 필수품인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요소수 품귀 우려를 일축하고 있지만 2년 전 ‘요소수 대란’ 사태를 겪은 소비자들은 하나둘 사재기에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요소수 대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요소수 품귀 우려를 일축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들리는 품절 소식에 불안감은 커져만 가는 모양새다.
온라인 판매처에는 요소수가 이미 품절돼 재고를 찾는 소비자 문의글이 폭주하고 있다.
국내 1위 요소수 브랜드인 롯데정밀화학의 유록스 홈페이지에선 요소수 판매가 중단됐다. 홈페이지에는 ‘긴급 배송 중지’ 공지사항이 올라온 상태다. 유록스 홈페이지는 “일시적인 주문 폭증으로 인해 택배 서비스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일부 주유소는 요소수 재고가 바닥나 어제 입고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주유소는 “갑자기 요소수를 찾는 손님이 많아져 품절 상태”라며 “잘 모르겠지만 다음 달에나 다시 입고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고가 여유있지만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 인당 2~3병씩만 판매한다고 안내하는 주유소도 있었다.
유록스를 판매하는 롯데정밀화학도 온라인 품절사태에 대해 “한 사람이 몇백개씩 주문하는 등 사재기 우려가 있어 일시적으로 판매를 정지한 것”이라며 “원료인 요소 재고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주문에 순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소수는 디젤차 배기가스 저감장치에 쓰이는 촉매제다. 디젤차가 배출하는 발암 물질 질소산화물(NOx)을 질소와 물로 분해시키는 역할을 한다.
2015년 1월부터 판매된 디젤차에는 요소수를 활용한 배출가스 저감장치(SCR)가 필수다. 요소수가 없으면 차량 출력이 줄고 나중에는 시동도 걸리지 않게 된다. 대형 디젤 화물차의 경우 이동거리 300~400㎞당 약 10L(리터)의 요소수가 필요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이다.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은 세계 곳곳에서 요소수 관련 상품 부족으로 이어져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2021년 중국이 석탄과 석탄에서 생산되는 요소 등의 수출을 제한하자 국내에서 일시적으로 차량용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화물차량용 요소수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던 한국은 요소수 가격이 폭등하고 화물차 운행이 제한돼 물류 혼란을 겪기도 했다.
중국이 이번에는 비료용 요소에 한해 수출을 통제했지만 차량용 요소까지 범위가 확대되면 2년 전 대란이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2년 전과 같은 요소수 대란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는 품절이지만 유록스의 도매상에 대한 공급은 기존 수준대로 이뤄지고 있다”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인도네시아, 중동 등에서 요소수를 수입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2021년 요소수 대란 당시 직접 요소수를 확보·공급해 큰 주목을 받았던 상사업계도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사업계 관계자는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요소수를 공급할 여력이 있다”며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비료용 요소는 중국 의존도가 낮고 차량용 요소는 재고가 충분하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환경부는 지난 11일 “이날 기준 주유소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요소수 재고 정보를 제공하는 3103개 주유소 중 3014개 주유소(97%)에 차량용 요소수 재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내 차량용 요소수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지난 8일에도 중국 당국의 포괄적 요소 수출제한 조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차량용 요소 재고량이 공공 비축분과 민간 보유분을 합쳐 60일 치 이상이고 이달에도 수입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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