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우리은행장, 전통시장 직접 방문
황병우 대구은행장, 서문시장 찾아
은행권을 향한 정부와 정치권의 ‘상생금융’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은행장들이 현장을 찾고 있다. 골목상권 영업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상생금융 지원 방안 마련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함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 은행권 수장들이 소상공인을 위한 현장 소통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5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중 이미 두 곳이 상생금융 추가 지원 방안을 밝혔음에도, 정부의 압박이 지속되자 추가 지원 방안에 앞서 현장 점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 은행장은 최근 서울 남대문시장상인회와 광장시장 인근 우리소상공인종합지원센터를 잇따라 방문했다.
상인들이 갈수록 전통 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라고 호소하자 조 행장은 “남대문시장 이웃인 우리은행이 주말 동안 본점 주차장을 개방해 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겠다”고 답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본점 주차장뿐만 아니라 동대문시장, 통인시장 등 전통시장 인근 21개 우리은행 소유 지점 주차장도 주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어 조 행장은 “실제로 현장에 나와보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생각보다 크다”며 “우리 경제의 근간이 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진정성을 담은 상생금융을 제가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다른 계열사 대표들도 직접 현장을 찾아 상생금융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원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카드 박완식 사장은 13일 영등포전통시장을 방문한다. 우리금융저축은행 전상욱 대표도 곧 충북지역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만날 예정이다.
이승열 하나은행장 또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와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이사 등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과 함께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소재 광장시장을 직접 찾아 현장의 소상공인들과 소통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약속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 총 1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는 시대에 자영업자 고객들에게 실질적 보탬이 되는 금융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며 “하나은행은 사장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서민금융 확대 등 내실 있고 촘촘한 지원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고객들의 곁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황병우 DGB대구은행장도 골목상권,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 서민과 지역을 위한 세부 사항을 점검했다.
황 은행장은 지난 4일 임직원들과 서문시장을 찾아 골목상권을 살펴보고, 황선탁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회장을 만나 상권 활성화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서문시장을 필두로 지역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영업 현장을 찾아 상권 매출 증대를 위한 마케팅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 지원에 힘쓴다는 방안이다.
앞서 지난 1월 DGB대구은행은 지역 동반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총 674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및 약 246억원의 비용 감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올해 9월 말 기준 5300억원의 지원과 150억원의 감면을 지원 중에 있다.
황 은행장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성공은 지역경제 전반의 성장을 의미하는 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지역경제의 회복과 성장을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장들이 직접 소상공인·자영업자와의 소통에 나서고 일부 금융그룹이 1000억원 규모의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금융당국과 정부의 압박은 이어지고 있다. 상생금융 지원과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16일 예정된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 간 간담회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