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한 곳에 몸담은 정통 ‘신한맨’
“탁월한 통찰력으로 은행산업 현안 해결할 것으로 기대”
금융당국과의 소통 시험대…조용병 역할 주목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내정됐다. 4대 금융지주 회장 출신으로는 첫 사례이자, 역대 다섯 번째 민간 출신 회장이다.
당초 은행권에서는 최근 횡재세 논란 등 정부 압박이 거세지자 “차기 은행연합회장이 은행의 목소리를 잘 낼 줄 알아야 한다”는 기대가 컸다.
조 내정자가 보여줄 은행권 목소리 대변 역할과 금융당국과의 원만한 소통·공조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제3차 회의와 이사회를 열고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을 단독 추천했다.
이사회는 조용병 전 회장을 제15대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선정하고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새 회장의 임기는 12월 1일부터 3년이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조 전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한 배경에 대해 “금융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은행산업이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회추위원은 김광수 연합회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씨티·SC제일·KDB산업·IBK기업·광주·케이뱅크 등 12곳 은행장이다.
당초 일각에선 은행연합회장 자리에는 당국과의 소통에 유리할 것으로 점처지는 관(官) 출신 인물의 낙점을 내다봤다.
하지만 조 전 회장은 민(民) 출신 후보임에도 은행장 및 회장 시절 금융당국과 함께 다양한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에 당국과의 굵직굵직한 사안에 대한 조율과 중재자 역할이 가능하다고 회추위는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당장 주요 금융지주들은 오는 20일 당국 수장들을 만나 취약계층 지원 및 가계부채, 내부통제 관리방안,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으로 조 내정자가 ‘상생금융’ 압박을 마주한 은행권 입장에서 어떠한 메시지를 내놓고, 당국과 원만하고 긴밀한 협조 체제를 이뤄낼지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조 전 회장의 차기 은행연합회장 내정으로 은행권에선 숙원사업인 투자일임업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은행권은 현재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한해 제한적으로 투자일임업을 할 수 있어 수수료 이익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현재 자산관리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모델 확대를 추진 중인 은행권에선 조 전 회장이 당국과 이를 긴밀히 협조할 수 있는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1957년생인 조 전 회장은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그룹 회장에 오를 때까지 신한금융 한 곳에 몸담은 정통 ‘신한맨’이다. 신한은행 인사부장·기획부장, 강남종합금융센터장, 뉴욕지점장,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경영지원그룹 전무, 리테일부문장 겸 영업추진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2013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에 올랐다. 2015년 신한은행장으로 복귀한 뒤 2017년부터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6년의 회장 임기 동안 우수한 재무·비재무적 성과로 신한금융을 명실상부한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사로 입지를 공고히했다는 평을 받는다.
한편 이날 회추위 이후 임기 만료를 앞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조내정자의 최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 “소비자 보호, 상생 문제도 많이 신경 썼지만, 사회적으로잘 평가받지 못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라며 “마음이 상당히 무거운데 큰 짐을 후임자에게 남겨 죄송하고, 새로 오시는 분이 경력도 많고 리더십도 있어 이 상황을 잘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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