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플라자의 ‘마포애경타운 구하기’는 현재진행형

송고 2024.05.09 14:58 | 수정 2024.05.09 16:40
EBN 이재아 기자 (leejaea555@ebn.co.kr)

마포애경타운 감자 직후 유증 단행하자

AK플라자, 유증 참여 지원 사격

여전히 나쁜 재무상태…부채율 5200%

잇단 계열사 도움에도 재무개선은 요원

애경그룹의 ‘마포애경타운 구하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연합]

애경그룹의 ‘마포애경타운 구하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마포애경타운이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에도 재무건전성을 쉽게 회복하지 못하자, 이번엔 AK플라자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금운용 안정성 확보를 돕는 모습이 포착됐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지난 8일 마포애경타운 주식 250만1280주를 125억640만원에 사들였다. 같은 날 마포애경타운이 주식 수를 7분의 1로 줄이는 자본감소(감자)를 실시한 뒤 곧바로 유증 단행했는데, 여기에 AK플라자가 참여했다. 주식 취득 예정일은 오는 6월 27일이다.

AK홀딩스 측은 AK플라자의 주식 취득 목적에 대해 “마포애경타운의 자금운용 안정성을 확보하고 AK플라자가 보유한 지분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대신 명시했다.

마포애경타운은 경의선 홍대입구역 민자역사에 들어서는 업무, 상업, 숙박 등 복합시설 운영과 부대사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2008년 12월 설립됐다. 특히 애경그룹의 홍대 사옥인 ‘애경타워’의 경영과 관리를 맡고 있는 곳인데 코로나19 이후 결손금이 커진 상태다.

부동산업인 만큼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으로 입주 점포의 매출이 줄고 공실이 발생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었다. 회사 측은 단기간 내 경영 정상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번 유상증자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 1687억5900만원, 자본총계 32억1000만원으로 부채비율이 5257%에 달한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200% 이하를 양호한 수준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돼있다. 또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2021년 말에는 자력갱생이 어려운 마포애경타운을 살리기 위해 애경그룹 차원에서 AKS&D와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부실 우려로 인해 보름 만에 합병 작업이 철회되기도 했다.

유상증자는 주식을 발행한 뒤 이를 수요자들에게 팔면서 일정한 가격을 받는 작업이다. 단순히 돈을 빌리는 대출이나 채권과 달리 원금과 이자상환의 부담 없이 자본금을 늘릴 수 있어, 마포애경타운처럼 재무건전성이 나쁜 회사 입장에선 자금운용 안정성일 높일 좋은 선택지가 된다.

마포애경타운은 이전에도 그룹 내 계열사들의 지원을 받아온 이력이 많다. AKS&D·수원애경역사로부터 단순 자금 수혈을 받거나, 애경유화·애경산업·AK켐텍 등과 장기 부동산 임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수익을 보전하기도 했다.

향후 상황도 낙관하긴 어렵다. 기본적으로 부동산업 입장에선 올해 경기 침체,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이자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엔데믹이 도래했음에도 여전히 불확실한 유통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탓에 지주사 및 계열사를 통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단행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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