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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스포츠카 사랑, 연두색 번호판도 막지 못한다

  • 송고 2024.05.31 00:10 | 수정 2024.05.31 00:10
  • EBN 박성호 기자 (psh@ebn.co.kr)

페라리, 中·日 제치고 한국서 아시아 최초 신차 공개

국내 배정 물량 완판…스포츠카 구매 오픈런 성행

韓 스포츠카 판매량 급상승…2019년 대비 3배 뛰어

[사진=EBN]

[사진=EBN]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하이퍼 스포츠카 브랜드가 한국에서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의문이 쏠린다. 코로나19 이후로 2억원 이상을 넘나드는 고급 수입차 판매량은 무려 3배 이상 늘었다. 한국이 고급 스포츠카 주요 소비국으로 자리 잡으면서 각 브랜드가 한국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페라리는 인천 인스파이어에서 ‘페라리 12칠린드리 아시아 프리미어 행사’를 개최하고 프론트 미드 12기통 엔진을 탑재한 12칠린드리를 공개했다.


특히 미국 마이애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한국을 아시아 권역 첫 번째 공개 장소로 선정했다. 아시아 권역 핵심 시장인 중국과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


페라리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아시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가장 세련된 시장”이라며 “매니아 층이 매우 두터운 시장이기 때문에 전 세계서 두번째로 방문하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슈퍼카 브랜드의 한국 사랑은 이뿐만이 아니다. 람보르기니는 최근 한국에서 ‘람보르기니 서울 미디어 트랙데이’를 열고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람보르기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은 “한국은 람보르기니에게 정말 중요한 시장입”이라며 “럭셔리 스포츠카뿐 아니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모터스포츠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제고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이퍼 스포츠카들이 한국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판매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이전인 지난 2019년 15만달러(2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8009대였다. 반면 지난해 15만달러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3만3999대로 집계됐다. 단 4년 만에 판매량이 325% 뛰었다.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작됐음에도 스포츠카 브랜드의 판매량은 여전히 안정적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페라리의 누적 등록 대수는 112대다. 현 추세라면 2023년(339대) 총등록 대수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람보르기니 또한 지난해 우리나라에 434대를 판매해 이탈리아(409대)를 제쳤으며, 올해도 100대가량을 인도하며 판매 순항 중이다.


특히 페라리를 비롯한 슈퍼카 브랜드의 신차, 리미티드 에디션 출시 소식은 마치 명품 브랜드의 오픈런 경쟁을 방불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 12칠린드리는 기존 고객 대상 사전 예약을 마쳐 국내에서는 사실상 구매할 수 없다.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여타 브랜드 또한 출고까지 약 1~2년을 대기해야 한다. 이 외에도 BMW의 고성능 차 ‘XM’의 레이블 레드 리미티드 에디션은 단 20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두색 번호판의 낙인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연두색 번호판 부착이 의무화되는 8000만원대에 근접한 차량의 경우 연두색 번호판 부착에 다소 민감한 편이다.


반면 수퍼카는 보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정받기 때문에 연두색 번호판 부착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설명이다.


프란체스코 스카르다오니 총괄 역시 람보르기니는 정책 시행 초기부터 판매량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장기적으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한 바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서 수퍼카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만큼, 수입차 브랜드의 한국 시장 마케팅 전략은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연두색 번호판은 가선 안 되는 곳을 법인차로 방문하는 등 사적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하는 제도”라면서 “다만 연두색 번호판이 부의 상징, 과시용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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