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800 뚫었는데…동력잃고 외면받는 코스닥

송고 2024.06.21 10:44 | 수정 2024.06.21 10:45
EBN 최수진 기자 (csj890@ebn.co.kr)

올해 6% 가까이 상승한 코스피, 코스닥은 1% 뒷걸음질

부진한 외인 수급 및 AI·밸류업 등 상승동력 부재 영향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제공=연합]

코스피 지수가 2년 5개월 만에 2800선을 돌파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스닥 지수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증시 상승 재료가 AI, 반도체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집중돼 있어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일 2807.63에 거래를 마치며 2022년 1윌 21일 이후 처음 코스피 종가 2800대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0.43% 내린 857.51을 기록했다.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1주일간 코스피는 1.91% 상승했지만, 코스닥은 1.59% 하락하며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연초 대비 등락률을 보면 더 극명하게 엇갈린다. 코스피는 5.74%나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1.05% 떨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분위기 차이는 외국인 투자자 수급에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2조2548억원 규모를 순매수했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5339억원을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최근 1주일 순매수 규모를 보더라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원을 넘게 순매수했지만, 코스닥 시장에서는 1303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누적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물산 △삼성전자우 △기아 순이다. 최근 1주일 순매수 종목들도 △삼성전자 △기아 △SK하이닉스 △현대차 △한화시스템 △LG전자 등이다.

해당 종목들은 코스피 종목들로 AI·반도체 관련 종목이거나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미국 S&P500,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데 엔비디아 등 AI 종목들의 영향이 컸고, 한국 주식시장에도 이 같은 투자심리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 시장 대비 성장주가 집중돼 있어 고금리 장기화에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는 에코프로, 셀트리온헬스케어, 포스코DX, HPSP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일부 종목들은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했고,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부진하면서 코스닥 시장 상승 동력이 약해졌다.

고금리라는 매크로 환경을 제외하고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를 못 받는 것도 코스닥 시장이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주주환원이 중요 요소로 부각되고 있으나 코스닥 중소 기업들은 주주환원보다 성장을 통한 밸류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의 상승 동력이 부재해 코스피 시장 대비 상대적인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의 경우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실적 개선 종목, 저출산 테마 등 개별종목 장세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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