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SK E&S, 17일 각각 이사회 열고 양사 합병안 논의
두산, 클린에너지·스마트 머신·반도체 및 첨단소재 3대 부문 재편
효성家 조현준 회장·조현상 부회장 ‘형제경영’ 벗어나 독립경영 추진
SK·두산·효성 등 주요 대기업들이 미래 사업 강화를 위해 과감한 사업 재편을 감행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 대응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읽힌다.
그룹 내 계열사 간 분할·합병을 통해 효율성을 살리고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에 힘을 싣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복안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오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100조원이 넘는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SK그룹 지주사인 SK㈜가 각각 36.2%, 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합병안이 의결되면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등 후속 절차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SK E&S 수석부회장직까지 겸임하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합병안 승인 시 관련 절차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궁국적으로는 SK이노베이션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고전 중인 SK온의 자금난을 해결하고, 향후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021년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된 SK온은 그동안 20조원의 자금이 투입됐으나, 10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 중이다. 누적 적자만 2조5876억원에 달하고, 당장 올 2분기에도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 전유진 연구원은 “알짜 민자발전사 E&S는 연간 약 1.5조원의 영업이익 창출돼 신규 자금처가 될 수 있어 온전히 SK온의 자금 조달과 성공적 IPO 모두를 노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이 배터리 분리막 제조업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매각해 투자자금을 확보하거나, SK온을 SK엔무브 등 다른 계열사와 합병해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 등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언급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달 28~29일 양일간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도출한 결과를 토대로 사업 전반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 중인데, 이번 합병이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사회에서는 양사 간 합병 비율도 결정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비상장사 SK E&S의 수익성이 높은 현실에서 상장사 SK이노베이션과 합병 비율이 2대 1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계열사 분할과 합병을 통해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클린에너지 부문은 두산에너빌리티, 두산퓨얼셀 등을 주축으로 원자력 발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수소터빈, 해상풍력, 수소·암모니아, 리사이클링 등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전반 포트폴리오를 갖춘다.
스마트 머신 부문은 소형 건설기계 시장과 협동로봇 시장에서 각각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사업적으로 결합한다. 두산밥캣을 자진 상장폐지하고 두산로보틱스 100% 자회사로 이관할 예정이다.
효성그룹은 기존 지주사 ㈜효성과 신설 지주사 HS효성 등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 조현준·조현상 형제의 독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회장은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을 맡아 기존 사업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조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 등이 포함된 HS효성을 이끈다.
HS효성은 이달 1일 출범 후 핵심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를 조용수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조용수·성낙양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조직 정비에 나섰다.
조 회장은 오랜 적자에 시달리는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스틱인베스트먼트 및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조건을 조율 중인데 매각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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