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그룹, 동양생명 '짠물경영' 노하우 적용해 알리안츠 구조조정 이끌어낼 것"
알리안츠생명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중국 안방그룹이 투입할 자본이 1조원 미만으로 낮아질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조정을 통해 알리안츠 기업가치가 오른다면 안방그룹이 알리안츠를 정상화하는데 필요한 자금 수혈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적자누적과 고금리 보험계약, 새 회계기준 영향으로 알리안츠는 35억원대 가치로 안방에 매각되는 등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다.
당국과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성공여부에 따라 알리안츠에 들어갈 추가 자본규모가 1조 미만~5000억원선에서 가능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26일 금융당국과 M&A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내달 4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중이다. 대상자는 1981년 이전 출생, 2001년 이전 입사자로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약 200명의 인력을 감축하는 게 회사의 계획이다. 전체 직원(1183명)의 17% 수준을 정리하는 수순이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8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현재 구조로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어 인력을 줄여야 한다”며 “회사 인수자인 안방보험도 같은 시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구조조정은 유무형의 자산과 사업을 재조정해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재무구조 재조정 △인력구조 재조정 △관리구조재조정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이같은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알리안츠생명도 고착화된 사업구조를 털어내고 전략적 선택이 가능한 보험사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게 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기업금융 관계자는 “기업이 정상화되는 만큼 안방이 수혈할 자본 규모도 기존 예상치 수조원에서 1조원 미만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계산으로 인수하는 안방 입장에서는 그만큼 자금 부담을 덜게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업 구조조정에 알리안츠가 팔을 걷어부친 배경은 땅에 떨어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생존의 사투다. 수년째 이어온 당기순손실(200억~800억원대 규모)과 고금리 보험 계약 비중, 새로운 회계기준 적용, 방만한 인력구조 및 단기 경영자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등으로 알리안츠는 한계기업으로 전락한 상태에 이르렀다.
특히 이자율차 역마진을 평가한 결과에 따라 산출된 시장가치가 낮고 2020년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4) 2단계, 유럽형 재무건전성 감독기준(솔벤시Ⅱ)의 기준에 따라 쌓아야할 책임준비금 부담이 커지면서 추가 자본 투입없이 알리안츠는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상황.
알리안츠그룹은 1999년에 당시 국내 4위 생보사인 제일생명을 인수하면서 노조를 비롯한 기업문화를 수용하는 등 별도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알리안츠생명은 생보업계에서 보기드물게 근속연수에 따라 가산율을 정해 퇴직금을 지급하는 퇴직금 누진제를 유지 중이다. 또 지점장 절반이상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안방그룹이 일단적으로는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양 편대 계열사로 경영할 계획으로 동양생명 특유의 '짠물경영' 노하우를 적용해 알리안츠생명 구조조정을 이끌어 낼 것"이라면서 "구조조정의 핵심은 주주가치의 재창출과 경쟁기반 구축에 있다"고 말했다.
'효과적으로 사업을 매각하고자 한다면, 나에게도 매력적인 사업체'를 팔아야 한다'는 인수합병업계의 격언처럼 알리안츠도 구조조정을 통해 매력적인 가치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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