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다음 주총 향한 실탄확보 '전력투구'…9월 재도전
재계 "신동빈 회장 이미 경영권 장악…판도변화 없을 것"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결국 표심을 잡지 못했다. 지난해 8월, 올해 3월 임시주총에 이어 이번 정기주총에서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패한 신 전 부회장은 이제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우선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로 경영권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종업원지주회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롯데 비자금 수사 등을 이용해 신동빈 회장을 압박할 계획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이미 롯데의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는만큼 반격은 쉽지 않아보인다.
25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이 안건으로 상정한 '신동빈 회장의 해임안'과 '신동주 회장 이사직 복귀' 등이 모두 주주과반 이상 의결로 부결됐다.
이날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정기주총 후 "표면적인 결과는 지난 임시주총들과 같지만 내부적으로는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의 변화 등 고무적인 부분들이 있다"며 "앞으로도 불법적으로 경영권을 찬탈한 신동빈 회장 등을 해임하고 롯데그룹 경영정상화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는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임원 지주회 6%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자신의 지분(1.4%)에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등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과반수 이상 확보해 경영권을 방어했다.
반면 신동빈 전 부회장은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윤사 외 다른 주주들의 표를 얻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종업원지주회 내부의 변화에 기대를 걸고 '무한주총'을 이어갈 전망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쓰쿠다 사장, 신동빈 회장의 불법적인 경영권 찬탈 과정, 한국에서의 비리 등 사실을 깨달은 종업원지주회 회원들이 속속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시점이 되면 회원들 스스로 현재의 불합리한 종업원지주회 의결권 행사 구조를 변경하고자 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업원지주회는 약 130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지만, 의사결정은 이사장이 단독으로 위임받아 행사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는 9월 열리는 주총에 다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9월은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의혹과 관련해 검찰수사의 윤곽이 나오는 시점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를 이용해 신동빈 회장의 리더십과 도덕성에 본격적인 '흠집내기'에 돌입, 롯데그룹의 원톱체제에 제동을 걸 계획이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호텔롯데의 회계장부에서 문제를 발견, 이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신 회장 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치명적인 허점을 발견했을 경우 신동빈 회장은 검찰수사 압박에 리더십을 향한 의심까지 받으며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또 남아있는 소송전에서도 롯데면세점 입점 비리 연루 의혹, 제2롯데월드 특혜 의혹 등을 차례로 거론하며 맹공을 펼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와 한국 롯데그룹 경영진들로부터 두터운 지지세력을 확보한만큼 신 회장 '원톱체제'는 굳혀진 것이나 다름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견후견인 지정이 결정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동안 무기로 삼아왔던 '경영권 적통성'도 잃게 된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5차 심리는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상당해 경영권 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신동빈 회장이 이미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어 승패에는 판도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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