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삼성을 유럽의 국민 브랜드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을 가다

송고 2016.09.07 11:12 | 수정 2016.09.07 11:12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소형부터 UHD, 프리미엄 제품까지 복합 생산…슬로바키아와 유럽 투톱 체제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생산량 30% 증가…하루 최대 4만대 제품 생산

1989년 합작 회사로 시작해 헝가리 내 6위의 국민 기업으로 성장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에서 근로자들이 TV완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삼성전자

[헝가리=이혜미 기자]올해 축구사랑 유럽인들의 여름은 뜨거웠다. 지난 6월부터 7월 4년에 한 번 열리는 유로컵이 개최됐기 때문. 덕분에 헝가리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유럽 핵심 생산 기지도 뜨거운 여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1989년 설립한 헝가리 생산법인과 2002년 슬로바키아 갈란타(Galanta )시에 설립한 슬로바키아 생산법인에서 유럽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TV를 전량 공급하는 투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 방향으로 차로 약 1시간(약 70km) 떨어진 인구 5600여명의 작은 도시 야스페니사루 (Jászfényszaru)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을 방문했다.

헝가리 생산법인은 중소형 제품은 물론 UHD TV를 비롯해 세리프TV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 공급하는 복합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 프랑스 가구디자이너 부훌렉 형제가 디자인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세리프TV도 이곳에서 전량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헝가리 생산법인은 현재 10개 TV 조립라인에서 하루 4만대, 연간 700만대의 TV를 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헝가리 생산법인과 슬로바키아 생산법인을 합쳐 지금까지 누적 1억4000만대가 유럽 전역에 공급됐으며 연말까지 1억5000만대가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헝가리 생산법인은 시장에서 주문한 TV가 즉시 생산되는 고객 밀착형 생산 체계가 강점이다.

완제품 생산라인에 들어서니 전문화된 직원들이 긴 라인 위로 제품을 조립하고 있었다. 셀라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이 라인은 소비자 니즈에 맞춰 다양한 종류의 TV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1600여개가 넘는 다양한 모델의 TV를 제조하기 위해 자동화 설비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조 혁신에 나서 삼성전자 내에서도 가장 선진화된 설비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포장용 박스 공급, 나사 체결 등 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공정을 발굴해 자체 개발한 자동화 설비를 적용하고 있다. 완제품 라인에서는 모델 마다 차이가 있지만 5.8초~10초 정도에 1대의 TV가 생산된다.

자동화 설비 적용이 확대되면서 TV조립 라인에서 하루 평균 생산하는 TV 댓수가 30% 가량 증가했다. 생산된 TV는 평균 3일이면 유럽 주요 매장에서 소비자들을 만나게 된다.

올해는 특히 유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유럽TV시장이 들썩였고 이같은 수요 급증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성수기에는 평소보다 30% 가량 많은 2400여명의 인원이 라인에 투입되는데 인접국가의 인력이 주로 충원된다.

성수기 인력 기준 야스페니사루시 인구의 절반이 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인 진출 27년째인 삼성전자는 지역사회에 대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이를 낳은 산모와 아이가 편히 쉴 수 있는 삼성 패밀리룸이 대표적이다. TV와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이 갖춰진 병실에 주방과 전용 욕실도 딸려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 소아과 병동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TV와 태블릿, 전자 칠판 등 첨단 제품을 사용해 IT 교육을 받는 삼성스마트 스쿨도 운영하고, 청소년들을 위한 기술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장 안윤순 상무는 "야스페니사루시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나 혹은 삼성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삼성전자가 주최하는 '삼성Day' 행사에는 야스페니사루시 어린이들이 전부 참여한다고 이야기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헝가리 생산법인은 1989년 한국기업으로는 맨 처음 헝가리에 설립된 지 15년여 만인 2005년 매출 11억3000만 달러을 기록했으며 2015년에는 22억5000만 달러로 크게 성장해 헝가리 기업 순위 5~6위권의 국민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는 헝가리 TV 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헝가리 평판TV 시장에서 44.2%의 점유율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스포츠 이벤트 영향으로 30%에 달하는 높은 성장을 이뤘으며 퀀텀닷 SUHD TV도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성장하는 등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60형 이상의 대형 TV 시장에서도 65.3%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안윤순 상무는 "소비자 10명 중 7명은 TV 브랜드로 삼성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정도로 헝가리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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