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천막 당사' 시절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 맺어 10년간 연설문 작성 담당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유출 관련 이목이 집중된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이틀째 잠적한 상태다. 최순실씨 컴퓨터에 박 대통령의 연설문 44건 등 청와대 문건이 담겨 있던 것과 관련해 유출 경위에 관심이 집중된다.
연설문 유출 당시 연설기록비서관인 조인근 전 비서관은 의혹이 불거진 이후 현직장에 출근을 하지 않은 채 언론과의 접촉도 피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29일 한국증권금융 상근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증권금융 측은 26일 "오전 8시 30분쯤 조 감사가 비서실을 통해 하루 휴가를 신청하면서 휴가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증권금융에 따르면 감사는 특별한 일이 있으면 최대 연 5일 청원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조 전 비서관은 전일에도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채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4일 언론보도 이후 외부 접촉을 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드러난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아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당시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전담했던 그에게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조 전 비서관은 2004년 '천막 당사' 시절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어 10년간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를 비롯해 연설문 작성을 전담했던 인물이다. 한 언론은 조 전 비서관이 올 초 사석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해져서 돌아온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는 올 7월 조 전 비서관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갑자기 그만두고 한 달 뒤 증권금융 감사로 취임했다. 금융 분야 경력이 전혀 없어 ‘낙하산 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
조 전 비서관은 최근 마무리한 국회 정무위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명단에서도 제외돼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피한 바 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과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조인근 감사를 증인으로 요청했지만 여야 간사 협의 과정에서 조 감사 대신 정지원 사장으로 교체됐다.
이에 김해영 의원은 증권금융 정지원 사장을 상대로 "일반적으로 증인 신청을 하면 사장을 보호하기 위해 그 밑에 있는 부사장이나 사외이사가 나오는데 증권금융은 감사를 보호하기 위해 사장이 국정감사에 나온것 아니냐"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 연설문 파문으로 한국증권금융에 관심이 집중되자 사측은 외부와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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