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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이대로 멈추나-2] 확산되는 품질 논란에 신뢰도 '흔들'

  • 송고 2016.11.01 15:48 | 수정 2016.11.01 20:55
  •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엎친데 덮친 품질논란 '불신'까지 확산…'소비자 눈높이 패러다임 전환해야'

"근본적인 품질 및 경쟁력 문제…차 산업 상태계 붕괴 부메랑 경고"

현대기아차가 내우외환의 위기에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해외 판매 의존도가 가장 높은 중국시장에서는 로컬업체들의 추격에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러시아 등 신흥국 시장에서도 진퇴양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성’이었던 내수 시장도 예전같지 않다.

이런 가운데 안으로는 매년 노조와의 임금인상 줄다리기로 생산과 판매에 전념해야 할 체력을 모두 소진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품질문제’까지 도마 위에 오르며 신뢰를 흔들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대기아차가 ‘위기’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원들은 조직에 비상 사이렌을 울리듯 10% 임금 삭감에 나섰다. 절감액은 얼마 되지 않지만 위기 극복의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착각의 늪에 빠지지 않고 한발 전진을 위해 넘어야할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현대기아차 양재사옥

현대기아차 양재사옥

“지난해 801만대를 생산했는데, 전반적으로 품질에 하자가 없고 고장이 없다. 해외 언론도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

“자동차 고장이 없다는 것은 경사스런 얘기다.”

올 초 시무식에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년 연속 800만대 돌파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지만 ‘품질’에 대한 대내외 신뢰가 높아진 점을 더욱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경사스럽다’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뿌듯해 했다.

뒤늦게 글로벌 자동차시장에 뛰어들어 초창기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던 현대기아차가 품질을 인정을 받았으니 정 회장으로서 감회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정 회장에게 있어 품질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현대차에 대한 품질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생산된 싼타페 차량의 에어백 센서 결함 등을 파악하고도 ‘30일 내 리콜 계획 미신고’(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 9월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같은달 4일에는 ‘세타Ⅱ’ 엔진의 소음, 진동, 시동 꺼짐 등 현상에 대해서도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6월 2~3일 생산한 싼타페 2360대에서 ‘조수석 에어백 미작동 가능성’ 결함을 발견하고도 사실을 숨겼다는 것. 현대차는 2294대를 시정조치했지만 나머지 판매된 66대에 대해 국토부에 보고하지 않고 결함을 시정한 뒤 뒤늦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세타Ⅱ 엔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미국에서는 2011~2014년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 이 엔진이 탑재된 쏘나타 모델 구매자에게 수리비용 전액을 배상키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 고객들의 역차별 논란이 벌어졌다. 미국에서 2015년 9월 47만대를 리콜하기도 했다.

현대차 측은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공정상 청정도 관리문제로 발생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달 11일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내수차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북미에서는 52건의 리콜이 진행되고 국내는 24건이라고 나와 있는데, 리콜에 있어 한국 소비자들만 차별하는 것이 아니냐"는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곽진 현대차 부사장은 “사양과 지역의 차이고, 미국에서만 발생되는 문제여서 리콜이 진행된 것”이라고 답했다.

◆내부 제보자 품질문제 제보, 내수차별 논란과 노조파업 겹치며 '불신' 확산

하지만 내수차별 문제가 회사에 대한 불신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현대기아차는 다음날인 12일 엔진 보증기간을 기존 5년 10만km에서 10년 19만km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증기간 연장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고객들의 믿음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고객 관점에서 판단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 비해 발빠른 조치였지만 세타Ⅱ 엔진의 소음과 주행 중 시동 꺼짐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환경조건이 다르다’라며 한국에서도 미국과 동일하게 서비스를 늘리는 것이 한국 소비자를 배려하는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소비자들은 이러한 태도에 대해 납득을 못하고 있다”라며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정확한 데이터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했다”라고 지적했다.

세타Ⅱ엔진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제작결함을 의심하는 국내 고객이 늘고 있다.

국토부가 10월 초 조사에 들어간 뒤 제작결함 의심신고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5년 동안 5건에 불과했던 것이 한달여 만에 130여건에 이르고 있다.

11월 중순에 출시되는 신형 그랜저 일부 모델에도 세타Ⅱ엔진이 탑재된 것과 관련해 현대차는 충분한 검증을 거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타Ⅱ엔진의 품질 논란은 현대차에 근무하고 있는 김모 부장의 내부 제보가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그는 현대차가 여러 결함을 숨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부 제보를 통한 품질논란이 불거지면서 조향장치 문제와 쏘렌토 등의 에어백 불량 문제 등 과거 사례들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다 ‘귀족’이라 불리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까지 겹치면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문제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형국이다.

중소기업협의회에서는 현대차 불매운동이 거론되기도 했으며 인터넷 커뮤니티나 관련기사 댓글에는 현대차를 사지 않겠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현대차 2공장ⓒ현대차

현대차 2공장ⓒ현대차

◆품질문제시 정확한 정보 제공 등 고객 대응 패러다임 전면 전환해야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의 신차 출시 영향도 있지만 현대기아차 내수점유율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내수의 80%를 차지했던 현대기아차는 60%선까지 밀렸다. 기업의 기본적인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비상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점유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고객 대응에 있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할 때라는 지적이다.

김필수 교수는 “지금 내부고발자가 3~4건의 품질문제를 동시다발적으로 터트리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는 현대기아차의 위기”라며 “과거에는 문제가 불거져도 버티기 작전으로 나가고 했지만 이제는 소비자를 대하는 패러다임 자체가 전환돼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서비스에서도 수입차의 경우 코디네이터가 있어 소비자와의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이런 부분부터 시작해 복합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은 법을 만들거나 정부가 직접 나서야만 소비자의 권리가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사실 품질논란은 900만대 규모를 갖춘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면서 한번은 겪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9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자동차 회사로 덩치가 커진 만큼 조직 관리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해외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대신 언어소통의 문제가 있어 제대로 의도가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라며 “미국 GM과 일본 토요타는 품질문제로 큰 고초를 겪은 바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기아차는 가장 우선적으로 ‘제품’을 혁신해야한다”라며 “다양한 모델의 출시와 함께 성능과 품질이 우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차산업 생태계 붕괴 우려가 품질경영 부메랑될 수도…부품사 영세, R&D 부담 발목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자동차산업 생태계 붕괴에 따른 전반적인 차 산업의 위기가 더 큰 문제라는 얘기도 나온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글로벌 경쟁국들보다 상당히 적은 것은 향후 품질 및 제품 경쟁력에 있어 우려의 목소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부품사들은 R&D 투자 여력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향후 완성차의 품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자못 심각하다.

이 선임연구원은 “자동차 R&D 투자액은 독일이 40조원, 일본이 28조원, 미국이 21조~22조원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6조원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완성차와 부품사를 R&D 투자비율을 보면 독일은 6대4, 미국은 7대3, 우리나라는 8대2로 완성차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많은 부품이 모여 만들어지는 자동차의 R&D를 현대기아차 독자적으로 이끌어가기는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 외관 기업 중 매출 1000억원 이하 중소기업에서 그나마 재무제표가 공개된 건전한 29개 업체를 살펴보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2.03%로 나타났다고 이 선임연구원은 밝혔다.

자동차산업의 하부구조에 있는 기업들이 R&D에 투자를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좀비 기업들로 전락했다는 점은 앞으로 현대기아차의 위기로 전이될 암 덩어리가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다.

그는 “옛날에는 완성차로부터 위기가 아래로 파급됐다면 지금은 자칫하면 아래로부터의 위기가 현대기아차의 위기로 확산할 수 있다”라며 “영세화되고 있는 부품사들과의 거래를 끊고 현대기아차가 독자생존을 위해 부품을 외부조달에 나서면 결과적으로 2,3차 협력사들은 부도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자동차산업의 하부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현대기아차의 제품 품질은 물론 생존까지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현대기아차가 1차 협력사를 통해 2,3차 협력사에 대한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하고, 정부 또한 자동차업계의 현실을 완성차 위주에서 2,3차 협력사인 중소기업 육성으로 시각을 전환해야할 시점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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