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그룹, 특검정국·사드·지배구조개편·FTA등 국내 주요현안의 중심축
핵심 계열사만 주가상승세…이외 계열사는 주가 맥못춰...'매물단지' 전락
'탄핵정국'속 컨트롤타워 부재 상태에서 대선이슈까지 겹쳐 기업활동이 녹록하지 않다. 경제위기 적색신호 켜진 이 가운데 재계 양대 축인 삼성과 LG 계열사 주가가 실적과 전망, 지배구조 논리 속에서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한국경제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기업 투자와 채용 결정 등이 늦어지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부담으로 작용, 정책효율성도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와 비교했을 때 삼성 계열사 주가 움직임이 활발한 흐름으로 상승하는 쪽과 시름시름 앓는 쪽으로 양분됐다.
삼성그룹 성장을 주도하는 등 독보적인 존재감의 △삼성전자(39.05%)는 최근 주주 이익 환원책을 내놓으며 역사상 최고가 180만원까지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자사주 매입 작업을 마무리한 △삼성카드(35.17%)와 금리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삼성생명(6.82%), 고강도 구조조정 중인 △삼성중공업(2.37%)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수뇌부는 그룹의 중심인 전자와 삼성생명의 활약에도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50%에 육박하는 주가 수익률로 처참하게 일그러진 나머지 계열사들이 '아픈 손가락'이 됐기 때문이다.
한때 삼성 특유의 생명력을 뽐내며 실적과 성장을 자랑했던 △에스원 △삼성화재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증권 △제일기획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호텔신라 △멀티캠퍼스 △삼성에스디에스 주가는 연초대비 -5%~-50% 가량 내려앉았다. 지배구조 정점에 서있는 삼성물산은 최순실 외압행사 논란과 국민연금 개입 의혹으로 -9% 넘게 밀려났다.
이들 계열사는 실적도 부정적이지만, 지배구조 핵심에서 밀려나면서 삼성 내에서의 존재감을 상실하면서 주가가 하락한 경우다. 구조조정 중인 삼성중공업과 유상증자로 자본력을 끌어올린 삼성엔지니어링이 언제 기운을 회복할지 알 수 없다.
전(前)자와 후(後)자로 계열사 신분이 갈린 것은 LG그룹도 마찬가지다. 맏형 격인 LG전자부터 심상찮은 주가 하락세로 후자로 밀려난 형국이다.
12개 상장 계열사 중 △LG디스플레이(20.37%) △LG유플러스(13.94%) △LG생명과학(3.63%), 단 3곳만 연초대비 주가가 오름세를 기록했다. 나머지 9개사는 최대 -30% 가량 미끄러지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LG상사 △지투알 △LG전자 △LG이노텍 △LG △LG생활건강 △LG화학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가 'LG후자' 신세에 놓였다.
화장품제작·판매기업인 LG생활건강은 중국발 '사드보복'으로 수익성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가전제품을 주업으로 하는 LG전자는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 자국보호주의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에서 생산된 LG전자 가정용 세탁기에 덤핑 판정을 내리면서 보호무역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무역 질서에 일대 지각 변동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계 전문가는 "대내외 경제환경 악화에도 불구, 대책마련은 커녕 국정공백으로 경제위기가 초래될까 우려가 크다"면서 "탄핵정국으로 우리 경제의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큰 가운데, 재계가 신년 사업계획은커녕 특검정국에 휘말려 강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탄핵으로 국가 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한 가운데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와 환율 절상 압력 등으로 기업경영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을 염두한 정책 준비도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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