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發 '진통' 후…IR·공시·주식담당자 업무집중 포화

송고 2016.12.23 13:48 | 수정 2016.12.23 15:33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공시감독 수위 높아져 상장사들 기업정보관리 강화...업무상 어려움 가중

주가 상승에 대한 성과는 경영진에 돌리고 주가 하락시엔 IR·주식담당 탓

일부 투자자, IR·주식담당자를 24시간 대기하는 편의점으로 치부하기도

ⓒ픽사베이

미공개정보 유출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한미약품과 이로 인한 후폭풍으로 상실된 시장신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기업들이 내부 정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정보 관리 강화로 인한 여파는 IR·공시 담당자들의 업무상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금융감독당국이 기업정보 관리에 대한 기준을 더욱 엄격히 적용하면서 향후 공시 및 IR(기업설명활동)업무 담당자들의 업무상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장 제약사의 공시담당자 A씨는 한미약품 공시 문제가 터진 직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하는 정보 유출 및 공시 관련 교육을 받았다.

A씨는 "한미 사태를 통해 공시가 투자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다시 한번 실감했다"면서 "강도 높아진 공시 감독분위기를 인지한 상장사들이 좋든 나쁘든 신속히 정보를 밝히고 있다"고 달라진 업무 풍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미 사태로 200개에 가까운 제약 상장사 주가가 동시에 훼손당하고 회복을 모색하다보니 제약주 전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민감한 상태"라며 "자율공시인 기술수출 내용을 보다 상세하게 공시하도록 하는 명문화된 규정도 곧 전달된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상장회사협의회 등 유관기관이 주최하는 특별연수도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사소한 뉴스에도 시시콜콜 진위 여부를 묻는 문의전화도 예전보다 늘었다. 특히 요즘 같은 배당시즌에는 연말 배당정책 변화나 재무 관련된 민감한 질문이 집중된다.

상장사 주식담당자 B씨는 "연말 배당락이 임박하면서 관련 문의 전화가 쏟아져 업무가 마비될 지경 이었다"면서 "공정공시 감시가 강화되면서 무방비 상태에서 특정 정보가 새나가지 않기 위해 대화와 문서 등 각별히 신경 쓰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B씨는 투자자와의 전화 통화 때 치열한 두뇌싸움(?)이 벌어진다고 고백했다. 특정 정보를 하나라도 얻고자 하는 상대방과 정보를 절대 유출시키지 않으려는 주식담당자 간의 심리전이다. 그는 "어지간하면 공시를 통해 확인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말한다"면서 "질문에 대한 답변도 최대한 애매하고 불확실하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상장기업에서 4년째 주식담당업무를 하고 있는 C씨는 한미약품 사태 이후 업무 강도가 말할 수 없이 높아졌다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그는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서 나온 강사들이 기업 주가업무와 관련된 숙제를 이것저것 잔뜩 던져주고 국내·외 기관과 개인 투자자로부터 시도 때도 없이 전화가 걸려온다"면서 "자신의 재산과 이미지, 입지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니 어쩔 수 없는 것은 알지만 주가가 오르면 경영진들은 자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주가가 조금만 빠져도 투자자들의 원성이 쏟아진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강도높은 업무와 스트레스에 더해 증권거래법, 상장법인공시규정까지 자주 바뀌어 기업체 주식담당자, IR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그로기 상태”라면서 “이들이 24시간 대기하는 편의점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많아 참담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USD$	1,333.3	▲13.2
EUR€	1,462.7	▲6.2
JPY¥	894.7	▼4.8
CNH¥	188.9	▲0.8

한미약품發 '진통' 후…IR·공시·주식담당자 업무집중 포화

관련기사

전체 댓글 0

매매기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