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가치 확신할 수 있는 경험 쌓여야 선박 발주 가능
표준 제정 등 시장 육성·확대 위한 정부 지원 필수적
“스마트선박이 기존 선박들에 비해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선사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조선업계가 적극적인 기술개발에 나서더라도 결국에는 선사들이 움직여야 스마트선박 시장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난 1일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대응 조선·해양분과 연구회’에 참석한 이수근 대선조선 부사장은 스마트선박 시장 성장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스마트선박이란 원격진단 및 관리가 이뤄져 최적의 에너지효율로 안전하게 운항하는 선박으로, 이를 위한 다양한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인프라가 포함된다.
핵심기술로는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선박자율운항시스템을 비롯해 원격관제시스템, 항해 중 엔진을 비롯한 핵심 기자재에 대한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는 스마트 센서 등이 포함된다.
또 선박 건조와 유지보수에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함으로써 건조비용 및 운항비용을 최소화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같은 장점들로 인해 스마트선박은 한국 조선업계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스마트선박에 대한 선사들의 관심이 크지 않고 이에 따라 스마트선박에 대한 발주도 글로벌 상위 일부 선사들의 경우에만 관심을 보이는 등 시장 형성은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스마트선박을 건조해 운항에 나서더라도 선박에 장착된 ICT장비들에 대한 선원들의 이해부족으로 선박 활용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개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한 외국 선사는 현대미포조선에 다양한 ICT장비를 장착한 MR탱커를 발주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선박가격도 동형선 대비 상당히 올라갔다.
그러나 이 선박을 운영하는 엔지니어들은 기존에 익숙한 장비 외에 새로 장착된 ICT장비에 대한 활용도가 상당히 떨어졌으며 IT장비를 다뤄본 경험이 없는 동남아시아 지역 출신 선원들의 경우 이같은 문제점이 더욱 크다는 것이 이 부사장의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대형 선박을 발주하는 주요 선사들과 달리 중소형 선박을 발주하는 선사들은 영세한 업체가 많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투자되는 스마트선박에 크게 관심이 없다”며 “여객선사의 경우 실시간 모니터링 설비 등 안전과 관련한 ICT장비 투자에는 관심이 많은 편이나 이를 제외하면 다른 선종의 선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대형선 뿐 아니라 중소형선박에 대한 스마트선박 표준을 만들어 해당 선종을 발주하는 선사들로 하여금 스마트선박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스마트선박 시장 육성이 말은 쉬운데 이를 이뤄내는 것은 참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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