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녹십자·광동 등 최대 실적에도 투자자 수익 배분 제자리
장기 투자 문화 위해 이익만큼 돌려주는 배당 정책 변화 필요
주주총회 시즌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제약사들의 수익 배당이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예전만 못한 규모에 아쉼움을 토로하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 및 제약업계에 따르면 상위 10대 제약사 가운데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현금배당 계획을 발표한 업체는 유한, 녹십자, 광동, 종근당, 대웅, JW중외 6곳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현금배당 주당 2000원, 시가배당율 1%다. 배당 총액은 205억원이다. 지난해 1조3207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배당 규모는 전년과 동일하다. 다만 시가배당율은 0.3%p 늘었다.
녹십자는 지난해 매출 1조1979억원으로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R&D 투자규모가 급증하면서 수익성 부문은 악화했다. 올해 현금배당은 주당 1250원, 시가배당 율 0.8%다. 배당 총액은 142억원으로 전년대비 60억원이나 줄었다. 시가배당율도 0.2%p 줄었다.
소모성구매대행 자회사 매출에 힘이버 지난해 사상 첫 매출 1조 달성이 점쳐지고 있는 광동제약도 배당 계획은 보수적이다. 올해 현금배당은 주당 80원, 시가배당율 0.75%, 총액 32억원으로 모두 전년과 동일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대형약 5개의 판권 줄이동으로 실적이 추락하는 시련을 겪었다. 매출, 영업익, 당기순익 모두 두자릿수 감소했다. 올해 현금배당은 주당 600원, 시가배당율 0.9%, 배당총액은 62억원 규모다. 전년 주당 700웍, 시가배당율 1%, 총액 72억원 대비 모두 줄었다.
반면 종근당은 올해 가장 적극적인 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대웅제약의 판권을 전부 넘겨받아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외형 성장을 이룬 것을 바탕으로 올해 주당 900원, 시가배당율 0.9%, 총액 84원 규모를 배당한다. 전년 주당 600원, 시가배당율 0.7%, 총액 56억원 보다 모두 늘어났다.
JW중외제약도 배당총액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주당 250원, 시가배당율 0.5%, 배당총액 52억원이다. 전년 주당 150원, 시가배당율 0.4%, 총액 27억원에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밖에 현금배당 경험이 없는 LG생명과학을 제외하면 한미약품, 동아ST, 제일약품이 아직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 중 기술반환 여파로 주가 폭락과 실적 악화라는 지난해 1조클럽에서 밀려난 한미약품은 배당 규모가 가장 줄어들 것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배당이란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이 수익을 주주들과 공유하는 것으로 자신들에 대한 신뢰와 투자에 감사함을 표현하는 최적의 수단이다. 정직한 이익 배분은 투자자들의 장기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디딤돌이 된다.
최근들어 국내 기업들이 무상증자 등의 방식으로 현금배당을 대체하며 회사의 이익을 돌려주는데 인색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장기투자에 대한 신뢰도 하락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중국 등 해외업체들은 배당성향이 높아 장기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감이 형성돼 있다”며 “주주 배당을 하지않고 다른 여러방식의 투자를 통해 실적을 올리는 등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방식도 있겠지만 일정부분 이익을 되돌려주는 배당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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