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김씨(55세)는 최근 은퇴자금을 위해 들어놨던 연금펀드수익률을 보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약 10년 동안 펀드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약 1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있으면서 최근 3년간의 수익률이 2%에도 못 미쳤기 때문이다.

펀드 판매사에 문의해보니 포트폴리오를 재분배하면 조금 더 나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길어야 5년만 있으면 펀드 해지시기가 다가와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는 '포트폴리오가 시기 적절하게 조정됐으면 조금 더 나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을 느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은퇴자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포트폴리오가 자동으로 재설정되는 연금펀드상품이 나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기존의 퇴직연금펀드는 포트폴리오를 재설정이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다고 해도 일부 자금을 해지해 타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을 취했지만 TDF(타겟데이트펀드·Target Date Fund)는 개인별 은퇴시점에 맞춰 미리 정해진 자동자산 배분 전략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의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준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퇴직연금펀드 시장에서 TDF 상품이 '잇 아이템(원하는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픽사베이

◆삼성자산·한국투자자산·미래에셋자산…'3社3色' TDF 상품 선봬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퇴직연금펀드 시장에서 TDF 상품이 '잇 아이템(원하는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TDF는 미국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연금 상품이다. 투자자마다 각자 은퇴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은퇴 시점을 목표 시점으로 정하면 사전에 정해진 자산배분 전략에 따라 운용되는 방식을 취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이 TDF 상품을 판매하며 시장을 리드해나가고 있다.

우선 삼성자산운용의 '한국형 TDF 펀드'는 그야말로 한국인에 적합한 운용방식을 취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다양한 프로필을 기초로 한 한국형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특정시점을 지정, 설정된 투자비중 경로)를 재설정하고 생애주기에 따른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캐피탈 그룹의 TDF 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또 장기투자에 적합한 낮은 보수율을 가지고 있다. 기존 퇴직연금의 해외펀드 평균보수율이 1.6%인대 비해 클래스별로 연 0.67~1.1%의 보수율이 적용된다.

한국투자신탁의 'TDF알아서펀드'는 은퇴자산의 성과와 관리를 위해 자동 투자, 자동 조정, 자동 위험관리가 하나의 펀드 안에서 해결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우리나라의 물가와 금리변화, 한국인의 생명주기 등을 반영해 글라이드패스를 자체적으로 만들어 적용했다. 한 번의 투자로 20여개 펀드에 고르게 분산 투자하고 하나의 상품에 가입해도 펀드 내 투자비중이 알아서 조절되는 형식이다. 또 은퇴시점이 가까워지면 위험자산을 축소하고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는 타사의 TDF 상품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의 TDF 상품은 투자자들의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조절하면서 운용하는데 반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겨우 자산뿐만 아니라 운용전략까지도 조정한다.

전통적 자산배분 모델은 주식, 채권, 원자재 등을 기초자산으로 서로간의 상관관계를 고려한 모델이 대부분인데 금융위기 이후 자산가격은 서로 동조화되며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미래에셋 측의 설명이다.

이에 연금자산관리에도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진화해야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펀드별 전략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 기본수익·자본수익·멀티인컴·절대수익전략을 미래에셋 TDF 글라이드 패스에 적용했다.

우선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이후 7개의 펀드를 설정해 운용중이다. 펀드수탁고는 1000억원을 돌파할 예정이다.ⓒ픽사베이

◆수익률도 '우수'…투자자들 '주목'

우선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이후 7개의 펀드를 설정해 운용중이다. 펀드수탁고는 1000억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펀드 설정이후 가장 좋은 수익률을 보이는 펀드는 '삼성한국형TDF2045증권투자신탁H[주식혼합-재간접형]_Cp(퇴직연금)'으로 8.07%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에 설정된 '삼성한국형TDF2015증권투자신탁H[채권혼합-재간접형]_Cp(퇴직연금)'도 1.37%로 나쁘지 않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77억원의 수탁고를 보유중이다. 지난 2011년에 설정한 '미래에셋자산배분형TDF2040년전환자1(주혼-재간접)' 상품은 3년 수익률이 7.39%를 기록 중이다. 2014년에 설정한 상품 역시 2년 수익률이 3.02%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한국투자자산운용의 경우 펀드 총 설정액이 476억원이다. 지난 2월 설정돼 아직 2개월 정도 밖에 운용되지 않았다. '한국투자TDF알아서2025(주식혼합)'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03%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연금펀드는 퇴직 이후의 자산을 형성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단기 수익률은 중요치 않다"며 "최소 5년 이후의 수익률을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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