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전쟁 드라마가 드디어 막을 내린다.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 주인이 마침내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한 달여간 치열한 공방을 펼쳤던 GS건설과 현대건설도 이제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과열 홍보도 끝났다. 두 건설사 모두 결과에 따라 환희와 슬픔이 공존하겠지만 이미 수주전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난 26일 실시된 사전 부재자 투표에서 총 조합원 2292명 중 1893명이 참여해 무려 82.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조합원들은 일찌감치 마음을 정한 모습이지만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박빙 승부라, 현장 건설사 직원들도 애가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재건축 수주전이라고 지적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돼 한 치 양보 없는 혈전을 치르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서로 헐뜯고 공격하며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현장 직원들도 서로를 감시하며 마치 전쟁터에 나가 있는 군인을 방불케 했다.
각사 내놓은 설계안과 디자인을 비판하는 것도 모자라 과열홍보와 식사, 선물제공 등 불법행위가 이뤄졌다. 특히 이사비·이주비가 큰 논란이 되자 철천지원수처럼 상대방의 조건을 헐뜯기 시작했다.
결국 시공사 선정을 코앞에 두고 GS건설과 현대건설이 공정 경쟁을 펼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이번 수주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공정경쟁이니 하는 공허한 소리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를 바라본 조합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주경쟁을 보니까 좀 인심이 박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심한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끝까지 여러 이슈로 조합원들의 판단을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이끌려고 혼란스러운 홍보전도 끝이 났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도 깨끗해져야 한다. 금품 향응이라는 구태의연한 홍보, 흑색선전 유언비어와 같은 네거티브 홍보도 자연스럽게 사라져야 한다. 그래서 한 회사의 준법홍보가 당연한 것이지만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건축·재개발 수주전 문제점이 분명히 확인된 이 시점에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해 어느 한 편에 치우치기 보다는 균형 잡힌 대책 마련을 위해 의견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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