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거래대금 증가..ELS발행·상환 규모도 최대
삼성카드·신한지주·우리은행·삼성생명 영업익 감소
코스피가 답답한 박스권(~2200)을 뚫고 나오면서 상장 금융사 중 증권주의 실적 약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국내외 증시호황 영향으로 거래대금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상환한 규모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증권주 상승 동력에 기름을 부었다.
2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올 1분기 실적 전망치(추정기관 3곳이상)에 따르면 영업이익 상승률 기준 금융주 중 증권주의 두각이 뚜렷했다. 삼성증권(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 상승률 99.9%)이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올랐고 미래에셋대우(62.5%), 키움증권(57.2%)이 뒤를 이어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증시 호황이 올 1분기에도 이어져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하단 표 참조>
특히 일평균 주식거래대금 증가가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1분기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은 전년 동기 대비 85% 불어난 13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2월부터 미국 증시가 하락하며 국내 증시 변동성도 커졌으나, 그럼에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원 이상을 유지하며 리테일 브로커리지 수익을 안정적으로 키웠다.
이같은 증시 호황에 따라 파생결합증권(ELS) 조기 상환과 신규 발행 증가도 이익 향상에 보탬이 됐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ELS 발행금액(ELB·파생결합사채 제외)은 21조431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별 역대 최대치로 직전 최대치인 2015년 1분기 20조6159억원을 1조원 이상 넘어선 규모다.
투자은행(IB) 부문은 지난해에 비해 부동산투자 비중은 줄었지만, 코스닥 활성화 대책, 벤처펀드등의 영향으로 기업공개(IPO)와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며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평가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분석한 '2018년 1/4분기 벤처투자 동향’ 결과에 따르면 신규 벤처투자는 6348억원으로 전년 동기(4054억원) 대비 56.6% 불어났다. 벤처펀드 신규 결성액도 9934억원으로 전년 동기(6772억원) 대비 46.7% 증가했다.
상장 금융지주도 1분기 실적이 상승했다. KB금융(34%), 하나금융지주(25.6%), JB금융지주(23.2%) DGB금융지주(11.2%) 순으로 영업이익이 올랐다. 이밖에 BNK금융지주, NH투자증권, 기업은행도 소폭(3~6%) 올랐다.
이와 반대로 삼성카드, 신한지주, 우리은행, 삼성생명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삼성카드 7.6%, 신한지주 12.6%, 우리은행 25.9%, 삼성생명 70.9% 가량 떨어졌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에 대해 "IFRS9 적용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의 영향으로 인해 대손비용률이 상승(+0.27%p YoY)하면서 지난해 대비 소폭 낮은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면서 "우대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조달비용의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비용 효율화에 따른 판관비율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에 대해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출 규모가 떨어졌는데 대기업 대출과 공공기관 대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에 대해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감소는 전년 동기 본사 매각익에 따른 역기저 영향"이라면서 "투자수익률 3.5% 추정 아래 삼성전자 배당금 230억원, 화재 및 카드 배당금 200억원이 인식됐다"고 분석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이후 하락한 장기채권금리와 신계약 판매 경쟁심화에 따른 사업비 부담, 지난해 높은 이익의 기저효과로 1분기 삼성생명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신한지주에 대해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대규모 카드 충당금 환입(3639억원) 효과를 제외한다면 1분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9.6% 증가한 상태"라면서 "주가는 3월 이후 비우호적 금융정책 변화 가능성 우려와 채용비리 이슈 등으로 3.7%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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