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엔 경고그림 인정 못해"

송고 2018.05.24 15:05 | 수정 2018.05.24 15:22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궐련형전자담배 경고그림, 복지부 고시 반대의견 예정

"근거삼은 연구 문제"vs복지부 "위해저감효과 불명확"

23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 출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일우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가 복지부의 궐련형 전자담배 경고그림 부착 발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제품 아이코스가 일반담배보다 위해성 저감효과가 뛰어나다는 여러 건의 연구결과가 있는데도 보건복지부가 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고시개정 행정예고에 반대의견을 낼 예정이다. 뜻이 관철되지 않을 시 최후수단으로 행정소송까지 불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4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보건복지부의 '담뱃갑포장지 경고그림 등 표기내 용' 고시개정 행정예고에 반대의견을 낼 예정이다. 예고기간은 지난 14일부터 6월4일까지이다. 현재 한국담배협회와 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가 반대의견을 낸 상태다.

복지부는 이번 고시개정을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고그림 수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의 흑백주사기 그림은 메시지를 이해하기 어렵고, 경고효과도 적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흑백주사기 대신 흡연으로 암이 발생한 실제 장기 이미지를 담아 혐오감을 높이겠다는 의도이다.

대부분의 담배업계는 이 정책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그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진 않고 있다. 상대가 담배산업을 총괄 규제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계 회사인 한국필립모리스는 다르다.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곧 공식 대응 입장까지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12월23일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착될 경고그림.

정일우 대표는 지난 23일 가진 아이코스 출시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규제 소식을 듣고 상당히 실망했다"며 "금연도 중요하지만 당장 담배로 인한 해악을 줄여가는 방안을 찾는 감소정책이 필요한데 이번 정부 결정은 선진국들의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정 대표는 이번 규제에 공식 대응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생각은 하고 있다"며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필립모리스가 일단 행정예고에 반대의견을 낸 뒤, 관철되지 않으면 추가 방법을 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후수단으로 행정소송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필립모리스는 복지부의 경고그림 부착 결정에 대한 근거가 법적으로나 과학적으로빈약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니콜라스 리켓 전무는 "국민건강증진법은 경고그림이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하지만 복지부가 예로 든 스위스 베른대 교수팀 연구 결과나 타르 함량 등에 대한 내용은 둘 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의2(담배에 관한 경고문구 등 표시) 3항에는 '경고그림은 사실적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지 아니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스위스 베른대 아우어박사 연구팀은 아이코스에서 일산화탄소,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s) 등 암과 관련한 화학물질이 방출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필립모리스 측은 아우어 박사의 연구가 공인기준에 따르지 않았고, 검증되지 않은 실험기기를 사용했으며, 특정물질을 검출하는 연구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은 아이코스 증기에 대한 3만회 이상의 화학실험, 17건의 비임상연구, 8건의 임상연구 결과에서 아이코스가 일반담배보다 위해성이 낮다는 것이 입증됐으며, 이에 대한 연구논문이 전문학술지에 250건 이상 발표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 중국 국립담배시험센터, 러시아 과학연구소, 영국 독성위원회, 독일 연방위해평가원의 조사에서도 아이코스가 일반담배보다 위해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즉, 과학적으로 위해성 저감효과가 입증됐으므로 국민건강증진법에 의거해 경고그림를 부착하지 않거나 낮춰야 한다는게 한국필립모리스 측의 주장이다.

복지부는 경고그림 부착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반대의견은 접수하겠다는 의견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필립모리스 본사가 있는 미국의 FDA도 아이코스의 위해성 저감효과에 대해 승인해주지 않았다. 어느 나라의 어느 연구에서도 위해성 저감효과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오히려 경고그림이나 문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하지 않으면 제조사에서 얘기한 일반 궐련담배보다 위험도가 낮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길거리나 실내에서 펴도 된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며 한국필립모리스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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