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우리은행의 비은행 계열사 확충 행보에 촉각
동양생명·KDB생명·MG손해보험 등 매물 후보로 거론
지주사 전환을 앞둔 우리은행의 비은행 부문 계열사 확충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 초 지주사로 공식 출범하게 된다.
공개매각 중인 MG손해보험과 경영정상화 중인 KDB생명, 중국 안방보험이 대주주인 동양생명이 우리금융지주의 가시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28일 자본시장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공식적인 지주사 전환작업을 개시해 내년 초 지주사 출범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행 은행법상 은행은 자기자본 20%까지만 자회사에 출자가 가능한 반면, 금융지주사는 이중레버리지비율 130%를 적용받기 때문에 별도 자기자본의 130%까지 자회사 출자가 허용된다. 현재 은행 자회사 출자여력은 우리카드나 해외법인 등을 제외하고 약 1조원대로 파악된다. 향후 지주사 전환 때에는 자회사 출자여력은 7조원 가량으로 순증할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시장의 관심은 향후 출범할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하게 될 비은행 계열사에 모아졌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 등을 시작으로 M&A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인수합병을 시사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후 캐피탈, 저축은행 인수가 유력한 가운데 자산운용과 부동산신탁사, 증권사 및 보험사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M&A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다. 우리은행은 앞서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등을 매각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신탁과 펀드를 공격적으로 판매하면서 관련 수수료 이익을 키워가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우리은행 수수료 이익은 305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 가량 증가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이 절대적인 규모는 작지만 공격적인 영업과 더불어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따른 시너지까지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수수료이익 확대 잠재력은 시중은행들 중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백 연구원은 또 우리은행의 자산관리 수익확대 노력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우리은행 펀드 판매잔고는 4월말 기준 17조6000억원으로 전달대비 4.6% 증가한 규모다. 비이자이익 확대를 위한 노력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험업계는 이른바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될 만한 보험사가 어느 곳일지를 점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몇 년간 재벌계 금융사들의 쇠퇴를 기회로 고객을 빼앗아오는 등 영업을 강화하거나, 재벌계 보험사를 인수하는 등 대형화에 나서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확대 전략이 공고해지면서 비은행 산업판도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금융지주도 ING생명 인수 초읽기에 나선 상황이며, DGB금융지주는 옛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한 데 이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지주로의 출범을 준비 중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KDB생명, MG손해보험 등이 매물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그룹에 속한 롯데손해보험도 잠재적 매물 보험사로 언급된다. 동양생명의 경우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이 해외자산 매각에 돌입하면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금융당국은 안방보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초 해외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앞서 안방보험은 국내에서 2015년 동양생명을, 2016년에 ABL생명을 인수한 바 있다. 투자자를 찾고 있는 MG손해보험도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에 정통한 IB관계자는 "앞으로 매물로 거론될 만한 보험사들이 자살보험금, 부실자산, 영업력 약화 등의 이슈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가는 과정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와 재계의 비주력 계열사 지분 정리 이슈와 맞물려서 매물 변수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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