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코스피, 상저하고 VS 상고하저…삼성전자 등 실적 전망치도 간극 커
증권사 "근본적으로 정확한 예측 불가능…'무료' 제공에 정확도 떨어져"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의견' 리포트를 많이 쓰지 않기 때문에 (실거래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 많이 보지 않게 되는 편이에요. 방송이나 신문에서 추천하면 주가가 떨어지는 등 신뢰도가 떨어져서 아예 증권사들의 추천주를 피해가면서 매매하는 개인투자자들이도 많아요."(한 30대 투자자의 말.)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단적이 예다. 그동안 상장 기업들에 대한 증권사 전망치와 실제 실적 간 큰 괴리율을 보이면서 증권사 리서치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올해 역시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 하단 전망이 여전히 빗나가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잇따라 내놓은 주식시장 전망이 며칠 새 뒤바뀌면서 '양치기 소년' 논란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국내 증시는 지수가 급격히 반등했다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사실 2018년 초까지만 해도 코스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상승 랠리를 펼쳤다.
하지만 6월을 기점으로 미국의 금리인상, 미·중 무역갈등 등 악재로 연일 연중 최저점을 깨고 내려갔고, 10월 말에는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2000선마저 내주고 말았다.
결국 1월 2일 2479.65로 시작했던 코스피는 12월 28일 종가기준 2041.04로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812.45에서 675.65로 떨어진 채 지난 한 해를 마감했다.
이런 상황 탓에 투자자들의 혼란은 가중됐다. 애초 삼성·대신·키움·KB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2018년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3000선이나 그 이상으로 제시하면서 ‘30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0월을 기점으로는 지수가 반등을 모색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주요 증권사들이 내놨던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는 2270~2420선이었다.
그러나 기대감이 무색하게 증시는 폭락했고, 지나친 낙관론을 펼쳤던 증권사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또다시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11월부터 지수 밴드 하단을 2000선 아래로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조정 국면 속 증시는 연일 연저점을 경신했고, 12월 이렇다 할 반등 없이 장을 마감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 지수 밴드 하단을 1800~1950선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낮춰 잡았다. 글로벌 자본시장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국내 증시가 주요국 증시에 연동돼 있는 만큼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코스피 하단이 2000선에 못 미칠 것이란 데에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애널리스트들을 향해 쏟아지는 '양치기 소년'이라는 비난 여론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사별 2019년 코스피 전망 보고서를 보면, 늦게 나오면 나올수록 밴드 하단이 낮게 조정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연구원들 입장에서는 최근의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코스피 밴드 예상 전망치는 1900~2400 포인트로 대체로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박스권 내에서 어떤 흐름을 보일지에 대해서는 증권사 전망이 또다시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해 증시가 '상저하고'(상반기 하락, 하반기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반대인 '상고하저(상반기 하락, 하반기 상승)' 전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주식시장 변동성이 큰 만큼 애초 정확한 예측이 힘들다고 항변한다. 주식시장 동향이 각종 실물경제 지표로 명확하게 설명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 요인들도 증시 예측을 어렵게 한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장 유동성 큰 데다 예측 불가능한 요인들이 상존하기 떄문에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힘들다"면서 "무엇보다 국내 증권사 리포트는 외국계 리포트와는 달리 '무료'로 제공되고 있어 정확도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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