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中과 결별 러시
中 시장 공략 매력 '뚝'… 美, 中 압박 영향 작용
현대차·기아, 현지 사업 내실 강화 등 재정비
글로벌 완성차와 전동화 등 협력 기회 기대감
유럽 완성차 업계가 중국과 맺은 협력 관계에서 잇따라 발을 빼면서 현대차·기아의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과 상하이자동차(SAIC) 합작사는 이르면 내년 장쑤성 난징 공장 1곳의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다.
난징 공장 생산 능력은 연간 36만대 수준이다. 또한 저장성 닝보 스코다 공장에 폐쇄 여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폭스바겐은 SAIC와 합작 공장을 설립하고 파사트와 스코다 등 주요 모델을 생산하며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시장 위축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SAIC 공장의 지난해 공장 가동률은 58% 수준이다. 폭스바겐 중국 판매량은 2019년 연간 420만대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 길을 걸으며 지난해에는 320만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판매도 지난해에 비해 15%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
메르세데스 벤츠는 중국 전기차 1위 업체인 비야디(BYD)와 협력 관계를 완전히 청산했다. 벤츠는 BYD의 합작 회사인 덴자 지분 10%를 BYD에 전량 매각하며 손을 뗐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해 후난성 창사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도요타와 제너럴모터스(GM) 등은 중국에서 감원을 진행했다.
글로벌 완성차들이 중국에 발을 떼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중국 업체들은 고성장을 지속하며 경쟁사로 부상한 점도 작용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의하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지난 7월 판매 신차 중 해외 업체의 점유율은 33%로 2년 전(53%)에 비해 20%포인트 추락했다. 반면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67%로 늘었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기술력이 향상된데다, 정부 지원과 낮은 생산 단가 등으로 해외 브랜드에 비해 가격도 훨씬 저렴해 중국 소비자들이 더이상 해외 브랜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진 영향이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으로 무역장벽을 높이는 상황에서 해외 브랜드 보다 자국산을 소비하자는 소위 '애국 소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차에서도 자국 내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까지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글로벌 완성차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계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 이외 시장에서 판매한 전기차(EV·PHEV) 판매량은 41만994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33.9% 증가했다. 기존의 완성차 업계 입장에서는 중국산 차량과의 경쟁에서 밀린데다 내연기관차 과잉생산으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미국의 견제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기피하게 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27일부터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까지 대폭 올리기로 했고, EU(유럽연합)도 48%까지 관세를 높이는 방안을 오는 25일 회원국들을 상대로 투표에 부친다. 캐나다도 관세 100%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시장 입지는 물론 전동화 관련 협력 관계가 확대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美 제네럴 모터스(GM)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양 사는 향후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며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 및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승용·상용 차량, 내연 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이다. 특히 배터리 원자재, 철강 및 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또한 현대차·기아는 중국 내수 시장에선 내실을 강화하고, 현지 공장을 수출 전진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 현지 설비를 매각하고 인력 규모를 줄이는 등 사업의 전방위적 재편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영향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며 "글로벌 판매 및 전동화 부문에서의 협력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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