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IMO MEPC 회의에 이목 집중…규제로 정제마진 개선 기대
2020년 규제 엄격하게 시행시 경유 가격 두 배 이상 급등 전망
내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규제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유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정유제품 수요 비중이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유사들이 선제적으로 초저유황유 설비 투자를 진행하면서 경쟁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IMO는 오는 5월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정규 회의에서 IMO 2020 규제와 관련한 최종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IMO는 전 세계 모든 선박이 사용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아직까지 IMO 2020 시행 관련 구체적인 지침이 확립되지 못하고 페널티 등이 확정되지 않아 IMO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정유업계에서는 IMO 규제가 예정대로 시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MO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등경유 마진 개선이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IMO 2020 규제가 시행되면 해양연료 믹스는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1960년대 이래 가장 널리 해양연료로 사용됐던 고유황 연료유(HSFO) 수요는 올해 하루 평균 350만배럴에서 2020년 하루 평균 140만배럴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새롭게 도입되는 초저유황 연료유(VLSFO)의 수요는 2020년 하루 평균 100만배럴을 기록하고 2024년에는 하루 평균 180만배럴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0년 일부 선박들이 초저유황 연료유의 가용성 부족과 비용 부담으로 IMO 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선박의 수요는 하루 평균 약 70만배럴(벙커수요의 16%)에 달할 것이지만 이러한 미준수 해양연료의 수요규모는 2021년 하루 평균 30만배럴, 2024년 하루 평균 6만배럴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IEA는 IMO 2020 규제 시행으로 2020년 경유가격이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IMO 규제가 엄격하게 시행되면 경유 가격이 두 배 이상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선박연료유로 사용됐던 고유황 연료유는 가격이 급격히 하락해 전력 및 시멘트 산업에서 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존 고유황유 수요는 줄고 저유황유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유사들은 저유황유 비중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에너지를 통해 약 1조원을 투자해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짓고 있다. 하루 평균 4만 배럴 생산이 가능한 이 설비는 내년 상반기 중 기계적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같은해 7월 상업가동을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싱가포르 항만청 발표에 따라 저유황 선박연료 공식 판매업체로 지정돼 오는 3분기부터 저유황유 판매 자격을 갖춰 상업가동 즉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쓰오일(S-Oil)도 약 5조원을 투자한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다운스트림복합단지(ODC) 프로젝트 상업가동으로 고도화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잔사유에서 아스팔텐 성분을 분리하는 SDA공정을 완공하고 고도화설비 증설을 마무리하면서 고도화율을 높였다.
다만 GS칼텍스는 저유황유 생산설비 건설에 소극적이다. 공장 연료로 사용하던 저유황유를 LNG로 대체한 뒤 저유황유를 판매하면서 저유황유 수요 증가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세계적인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플라츠'는 "저유황유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정유사 간 점유율 변동은 고유황유 생산량을 어떻게 저유황유로 돌릴 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저유황유를 생산하거나 경유 생산량을 늘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GS칼텍스는 저유황유를 생산할 계획이 아직 없어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하향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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