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과 기술 이전 계약 해지…4번째 기술 반환
신약 가치 하락 불가피…연구개발 신뢰 회복해야
지난달 까지만해도 영업이익 개선으로 기대를 모았던 한미약품 주가가 파트너사 얀센과의 기술 이전 계약 해지로 급락하고 있다. 연구개발 신뢰와 신약 가치가 하락했다는 점에서 단기 충격은 불가피 하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유가증권 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전거래일 대비 20% 하락한 33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5일 사노피와 기술 이전 수정 계약을 체결하면서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이 계약은 에페글레나타이드(당뇨) 임상 3상 개발비용 상한액이 기존 1억5000만유로에서 1억유로로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이번 계약 조건 변경 3년간 매년 연구개발비용은 약 200억원 감소 효과가 있다. 한미약품의 올해 연구개발 비용은 추정치는 기존 2352억원에서 2202억원으로 낮아졌다. 연구개발비 감소로 인해 영업이익도 당초 예상보다 상승할 전망이었다. 이 같은 소식에 당시 한미약품 주가는 2% 가량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전일 한미약품은 2015년 얀센에 라이선스 아웃한 기술이전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얀센이 비만·당뇨치료제인 HM12525A의 권리를 반환했다는 내용이다. 이번 임상 2상 결과를 통해 일차 평가 지표인 체중 감소 목표치에 도달했음을 확인했지만 당뇨가 동반된 비만환자에서의 혈당 조절 수치가 얀센의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기술이전 계약 해지로 한미약품의 신약가치는 낮아졌다. 기술 반환은 이번이 4번째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한미약품 밸류에이션은 영업가치 1조9912억원, 자회사 가치 4338억원, 신약가치 4조7463억원이었지만 신약 가치를 4조2665원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임상 1차 평가지표는 충족했지만 권리 반환으로 인한 신약개발 불확실성은 증가했다"며 "3분기 롤론티스 BLA 재신청과 포지오티닙 결과 확인으로 신약 개발 불확실성 순차적 해소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했다. NH투자증권은 58만원에서 53만원으로, 대신증권은 57만원에서 50만원으로 낮췄다. 하나금융투자도 5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남아 있는 이벤트들은 기업가치를 의미있게 끌어올리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어 주가 충격이 지속될 수도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예정된 마일스톤으로는 고형암 치료제 Oraxol 3상 종료, 비만/NASH 치료제 HM15211과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HM15136의 임상 1상 종료 등이 있지만 이는 개발 단계가 초기"라며 "이제는 추가적인 기술수출과 같은 연구개발 결실이 수반되지 않 는다면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정당화가 힘들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판권 반환으로 국내 신약개발 기술력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금물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비록 비만·당뇨치료제의 판권은 돌려 받았지만 NASH치료제로 임상1상 중인 Triple Agonist와 HM12525A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뛰어난 LAPS Glucagon, 기존 FLT3 저해제의 내성을 극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HM43239 등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상 2상에서 비만환자의 체중감량에 대한 효과는 입증을 한 셈"이라며 "사노피와 스펙트럼, 제넨텍, 테바 등 한미약품에는 여전히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실시간으로 긴밀한 협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R&D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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