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회의 참석해 결의안 표결 참여…금융권 "완전 자회사화 포석"
작업 완료 시 그룹사 지원·시너지 기대…롯데카드 지분 인수 기대감도
우리카드를 100% 지분 보유한 우리은행으로부터 사들여 오는 9월까지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한 우리금융지주의 우리카드 완전 자회사화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지주에서 비은행 M&A(인수합병) 작업을 이끄는 박경훈 부사장이 우리카드의 내부 의사를 결정하는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이달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박경훈 우리금융지주 경영총괄기획 부사장을 비상임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금융사지배구조법을 보면 금융사의 이사는 △사내이사 △사외이사 △비상임이사 총 3가지로 나뉜다. 비상임이사는 회사에 출근하는 대신 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결의안에 대한 표결에 참여한다. 사외이사와 유사하지만 외부인이 아닌 금융지주·대주주로부터 추천받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박경훈 부사장이 이끄는 경영기획총괄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자회사의 사업 전반과 재무현황을 파악해 계열사 간 사업 시너지 창출을 비롯 M&A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핵심 부서다. 박 부사장은 우리은행과 우리종금 합병,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 합병 등 굵직한 M&A에 참여한 바 있다.
당초 조직명은 경영기획본부였으나 우리금융지주가 이달 1일부터 사업총괄제를 시행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종금 등 그룹 내 개별 운영 중인 자산관리,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디지털부문 등 4대 사업부문을 그룹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겠다는 복안이다.
당초 우리카드의 이사회는 2명의 상근이사, 4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비상임이사를 두지 않다가 이번 임시주총으로 변모하게 됐다. 박 부사장이 우리금융지주의 목소리로서 직접적으로 계열사인 우리카드에 관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우리카드 편입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완전 자회사화를 위한)포석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해진 사안(자회사 편입)이라도 일정한 요식행위를 갖춰야 하니 전문적인 이사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행위를 보여줌으로써 편입 작업이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현금 50%에 주식 50% 방식으로 우리카드를 인수하겠다는 계획이다. 제2본사 건물로 남산센트럴타워를 매입해 이들 계열사를 한 곳에 모을 방침이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목적이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장기적으로 은행과 비은행 비율을 7:3 내지 6:4까지 가져간다는 목표를 밝혔다. 올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약 2%에 그친다.
완전자회사 편입 작업 완료 시 우리카드로서는 적극적인 그룹사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계열사 간 협업 강화는 물론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그룹사 연계 상품을 팔거나 연계 영업을 하는 면에서 확실히 좋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롯데카드 지분 20%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향후 롯데카드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합쳤을 경우 자산 규모는 단숨에 3위로 올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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