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통해 10월14일까지 운영 알려
우버·쿠팡 최대주주 모두 소프트뱅크
"시너지 없자 한 곳 밀어주기 전략"
우버이츠가 한국시장 진출 2년만에 철수한다. 예상만큼 성장을 거두지 못한 것이 철수의 배경이라고 우버이츠측은 밝혔지만 일각에선 최대주주가 같은 쿠팡이츠로 힘을 몰아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10일 우버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우버이츠의 한국시장 철수 결정 소식을 알렸다.
우버코리아는 "우버이츠는 지난 2년간 국내 레스토랑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언제든지 믿을 수 있는 편리한 음식 배달을 제공해 왔다"며 "고심 끝에 우버이츠 국내 사업을 중단하는 어려운 결정에 이르게 됐음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우버이츠는 오는 10월 14일까지만 운영된다.
우버코리아는 모빌리티 사업 구축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인한 당사 직원, 레스토랑 및 배달파트너, 고객들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최우선적으로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우버이츠의 시장 철수는 내부 직원들도 잘 알지 못할 정도로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우버이츠의 박상욱 한국총괄은 불과 한달 전인 8월 12일 한국 진출 2주년을 기념하는 자료를 통해 "우버이츠가 이뤄온 지난 성장을 동력 삼아 향후 지속적으로 발전 기회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우버코리아는 얼마전 우버이츠 사업분야의 인턴채용 공고까지 낸 바 있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기대 만큼 성장을 거두지 못한 것이 철수의 가장 큰 이유"라며 "직원들에게는 보직 전환을 제시하는 동시에 희망퇴직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우버이츠의 철수가 쿠팡의 배달앱 쿠팡이츠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버이츠를 운영하는 미국의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최대주주는 지분 15%를 갖고 있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이다. 또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LLC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즉 우버이츠와 쿠팡이츠의 최대주주는 모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인 것이다.
특히 우버이츠와 쿠팡이츠의 배달앱 시스템은 한군데서 만들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거의 같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쿠팡이츠는 아직 정식 출시 전이지만 서울 17개구와 경기도 1개시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실상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버이츠 시스템은 전세계 공통적으로 맛집 운영 방식인데, 쿠팡이츠가 이와 똑같은 방식을 쓰고 있다"며 "다만 쿠팡이츠는 온라인쇼핑몰 쿠팡의 전략대로 높은 수수료 지급, 배달비 무료 등 적자를 조금 보더라도 인심을 팍팍 쓰는 전략으로 고객을 모으고 있는 점이 우버이츠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지난해 말 쿠팡에 2조2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 바 있다. 쿠팡은 이 자금의 일부분을 신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쿠팡이 신사업으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배달앱 쿠팡이츠이다. 쿠팡이츠 배달앱은 쿠팡 앱의 아이디를 같이 쓰는 방식으로 연동돼 있다. 쿠팡은 당일배송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클럽의 회원수를 현재 15만명에서 향후 10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배달음식 시장은 약 20조원이며, 이 가운데 배달앱 시장은 거래액 기준 약 9조원이다. 현재 배달앱시장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요기요(배달통 포함)가 대략 55:45 비율로 양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버이츠와 쿠팡이츠의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로선 두 앱의 시너지가 없다면 한 곳으로 집중을 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쿠팡이츠가 본격적이고 공격적으로 배달앱시장에 진출한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어 경쟁사들이 바짝 긴장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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