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출액 468억, 전년 동기比 14.7%↓…미·중 무역분쟁 지속·반도체 부진 영향
지난 달 수출이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감소세는 11개월째 이어졌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액(통관 기준)은 467억84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7% 감소했다. 낙폭은 3년9개월 만의 최대폭이었다. 정부는 수출 부진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업황 부진, 유가 하락, 기저효과 등을 꼽았다.
다만, 수출액이 꾸준한 점은 긍정적이며, 일본 수출규제 영향도 현재까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이달부터 감소폭이 점진적으로 개선돼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출 감소세는 반도체가 주도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78억6000만 달러로 3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D램 단가는 지난해보다 61%가량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는 멈췄지만 D램 공급업체 재고가 여전히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액은 각각 33억4000만 달러, 34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6.6%, 22.6% 줄었다. 국제유가 하락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2.5% 감소한 17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출하량 감소와 단가 하락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수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철강 수출액은 11.8% 줄어든 24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생산 확대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단가 하락이 지속된 탓이다.
이외에 일반기계(-12.1%)와 무선통신기기(-6.7%), 섬유(-6.8%), 가전(-6.6%), 차부품(-6.3%), 자동차(-2.3%) 등도 부진한 수출 실적을 냈다.
반대로 선박(25.7%), 컴퓨터(7.7%)는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선박 수출의 경우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인도 증가로 3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컴퓨터 수출도 미국을 중심으로 데이터 센터 투자가 늘면서 11개월 만에 수출 증가로 전환했다. 이외에 화장품(9.2%), 바이오헬스(7.8%), 농수산식품(3.0%) 수출도 늘었다.
국가별로는 우리의 주력 수출국인 중국(-16.9%)과 미국(-8.4%)이 모두 줄었다. 일본(-13.8%)과 유럽연합(EU·-21.2%), 아세안(-8.3%), 인도(-12.0%), 중남미(-13.2%) 등도 감소했다.
산업부는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봤다. 박태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불화수소 등 3개 수출규제 품목이 7∼10월 전체 대일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낮고, 현재까지 관련산업의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된 사례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9월 기준 우리의 대일본 수출 감소(-6.0%)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폭(-15.9%)이 더 크게 나타나 우리보다 일본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 1분기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실장은 "수출은 10월을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감소폭이 개선되고 있는 등 수출 감소 터널의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수출은 플러스 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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