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영향에 수입금액지수도 3년반만에 최대폭 하락
반도체 가격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지난달 수출금액지수가 11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출물량까지 악화되면서 수출 물량과 금액이 6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입금액지수도 3년 반 만에 가장 큰 폭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0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수출금액지수는 110.97(2015=100)로 전년 동월 대비 15.5% 하락했다. 지난해 12월(-3.7%)부터 11개월 연속 하락세다. 낙폭도 전월(-12.7%)보다 확대됐다.
수출금액지수가 하락 추세가 이어지는 것은 반도체 가격 부진의 영향이 크다. 반도체 등 집적회로의 수출금액은 29.6% 하락했다.
이에 컴퓨터, 전자·광학기기의 수출금액이 24.4% 떨어지면서 전체 수출금액지수를 끌어내렸다. 국제유가 하락세 등으로 석탄석유제품 수출금액이 26.5% 내려갔고, 화학제품이 13.2% 감소한 영향도 작용했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 가격 부진세가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 10월 추석 기저효과로 수출금액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으로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수출물량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4.6% 떨어져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액정표시장치(LCD) 등 평판디스플레이 수출 부진으로 컴퓨터, 전자·광학기기에서 3.4% 하락했고, 전기장비 물량도 8.5% 빠졌다.
다만, 반도체 등 집적회로의 수출물량은 14.3% 늘어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량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년 동월 대비 6.5% 하락해 지난 6월(-6.6%) 이후 넉 달 만에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 수입물량이 12.1% 하락했고, 석탄·석유제품도 6.5% 떨어졌다. 기계·장비 수입물량도 18.2% 감소했다.
송 팀장은 "국내 설비투자 부진 흐름이 지속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수입금액지수도 14.3% 내려갔다. 지난 2016년 4월(-15.1%) 이후 3년6개월만에 가장 낙폭이 컸다.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0.84 전년 동월 대비 3.4% 하락했다. 지난 2017년 12월(-3.5%)부터 23개월째 하락세다. 수출가격(-11.5%)이 수입가격(-8.4%)보다 낙폭이 더 큰 탓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은 상품 1단위를 수출해 벌어들인 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줄었다는 의미로 교역조건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얘기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총 상품의 양인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4.6%) 및 순상품교역조건지수(-3.4%)가 모두 하락해 전년 동월 대비 7.8% 하락했다. 이는 1년 연속 마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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