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정기예금 최대 연 2.40%…"안전한 투자처·고수익 요구 충족"
실적 호조세에 예대율 규제 충족 및 '웰뱅' 주도권 확보 전략 엿보여
저금리 국면 속에서 웰컴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높이는 과감한 역전략을 취해 주목받고 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자금 유입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 11일부터 기존 대비 최고 0.21%p 인상해 최대 연 2.40% 금리를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 최고 연 2.36% △24개월 이상~36개월 미만 최고 연 2.37% △36개월 이상 최고 연 2.40%다. 이는 각각 웰컴디지털뱅크(웰뱅)/인터넷뱅킹으로 가입 시 제공되는 우대금리 0.10%p를 포함한 수치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정기금리 인상은 금융권 전반에 확산된 저금리 기조에 맞서 안전한 투자처 및 높은 수익을 찾는 고객의 요구에 맞춘 것"이라 설명했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 평균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15%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연말(2.65%)보다 0.50%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기준금리 추이와 연동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두 번 기준금리를 낮추며 지난해 11월 1.75%에서 현재 1.25%에 이르렀다.
저금리 환경에도 불구하고 예금에 자금이 몰리는 추세다. 올 11월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71조1607억원으로 지난 1월과 비교해 65조6133억원(10.8%) 증가했다. 예금금리가 1%대 초·중반에 그치지만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욕구가 더욱 크게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역시 과거에 비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되며 예금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79개 저축은행의 올 9월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은 15.08%로 지난해 말(14.33%)보다 0.75%포인트 향상됐다. 올해 상반기 79개 저축은행의 예수금은 60조2330억원에 달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이번 정기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업계 자산규모 10대 업체 중에선 가장 높은 수신금리를 제공하게 되며 고객 유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진 'e정기예금'이 12개월부터 연 2.35%이며 SBI저축은행 정기예금은 연 1.80%다.
웰컴이 자신감 있게 치고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경영실적이 크게 신장된 점이 바탕이 됐다. 웰컴저축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8.4% 급증했다. 이자비용이 107억원에서 151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비용은 599억원에서 605억원으로 변화가 미미했다. 대출채권처분손실이 102억원에서 21억원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
아울러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규제가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당국은 건전성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예대율 110%를 맞추도록 했다. 특히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에 가중치(130%)를 붙인다.
예수금 규모만큼 대출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게 예대율 규제의 골자다. 웰컴금융그룹은 자체적인 대부업 영업기반은 축소된 반면 웰컴저축은행을 통한 저신용자 대출영업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총여신은 2014년 6월 말 3435억원에서 2018년 12월 2조771억원까지 증가했다.
웰컴저축은행의 상반기 예대율은 105.75%다. 지난달 기준 이 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9.46%로 6등급부터는 20%대를 매기고 있다. 고금리 대출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예대율 관리 필요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저축은행 디지털뱅킹 앱에서 웰컴디지털뱅크의 주도권을 지킬 필요가 있다. 웰뱅은 실사용자수 60만명에 달해 저축은행사 앱 중 가장 활성화된 앱으로 평가되나, 최근 들어 SBI저축은행 '사이다뱅크'가 체크카드와 무료 수수료 등 높은 혜택으로 금융소비자를 모으고 있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웰컴저축은행의 대부잔액 확대가 매우 가파르게 이루어지면서 향후 대손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저축은행 규제 강화도 수익구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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