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30분 전부터 줄서…"예상보다 첫 날 분위기 호조"
코로나19로 급감한 매출 회복 시간 걸릴 듯
20일 서울 중구 동대문 두산타워. 업계 우려 속에 개점한 현대백화점면세점 시내면세점 2호점을 찾았다. 코로나19 확산일로 속에 공포감이 조성되면서 인적이 없을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낮 12시 오픈이었지만 30분 전부터 입장을 위해 무려 150여명이 긴 대기줄을 만들고 있었다. 면세점 입구 1층은 오픈하기도 전부터 북적였다.
6층 '럭셔리 패션' 매장으로 올라가자 코로나19 사태로 근무하는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 착용을 하고 고객을 맞고 있었다. 마치 성형외과를 방불케했다.
12시 오픈 후 30분이 지나자 7층 '화장품·향수' 일부 브랜드(겔라인·입생로랑)매장에는 20명 정도가 줄을 서서 대기하는 풍경도 연출됐다.
현대백화점면세점 본사 직원으로 보이는 관계자들은 이같은 매장 상황을 체크해 "계산대 줄이 기니 분산해라"는 등 영업환경 조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코로나19 사태로 방문객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백화점면세점 2호점은 곳곳에서 면세품을 구매하기 위해 중국어 대화가 오갔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화장품을 계산하려고 대기하던 한 중국인 관광객은 방문한 소감을 묻자 "굿!(Good)"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극소수였지만 일본인 관광객도 2명정도 눈에 띄었다.
이전 면세점 사업자이자, 현재 해당 부지를 임차해준 두산그룹 관계자 4~5명도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 소식에 분위기를 살피러 나온 듯 했다. 또 몇몇 럭셔리 브랜드 매장의 경우 아직 가림막이 쳐진 상태로 오픈을 준비 중이었다.
한 화장품 브랜드 판매 직원은 "예상보다 오픈 첫 날 분위기가 좋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앞으로 매출 피해를 묻자 "잘 모르겠다. 죄송하다"며 민감한 듯 답변을 회피했다.
이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두산타워 6~13층에 영업면적 1만5551㎡(약 4704평) 규모로 2호점을 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업시간은 당분간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3시간 30분 단축 운영할 예정이다.
당초 면세점 모델인 정해인과 윤아의 사진 행사 등 오픈세리머니로 진행하려고 했던 축하 행사도 취소됐다.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를 만나면서 면세점 업계가 초토화된 상황이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2호점 매출 7000억원으로 잡고 총 1조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향후 3년 내 면세점 매출 규모를 2조원대로 성장시킨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이를 위해 동대문점을 '영럭셔리, K패션&뷰티'를 콘셉트로 한 젊고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꾸몄다. 6~8층은 영럭셔리관, 9~11층은 K패션·한류관, 12층은 K뷰티관이 들어섰다. 명품·패션·뷰티·전자제품 등 국내외 브랜드 330여 개로 채웠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내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매장을 리뉴얼해 젊고 트렌디한 패션·뷰티 브랜드를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K뷰티와 기념품, 식품 등을 판매하는 '한류 콘텐츠관'을 11층에 오픈한다. 오는 4월에는 겐조·마크제이콥스·발리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인근에 위치한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의 공동 마케팅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는 등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면세점 매출은 직격탄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라·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며 매출이 40%가량 급감했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다고 해도 중국인 관광객이 방한해 매출 회복을 하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매출 목표를 낮추거나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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