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 선주사 요청에 LPG 2척 인도일 연기
기자재 수입 및 선원 입국 차질 등 악재 연속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조선업계도 난항의 연속이다.
과거 국내 조선사들을 패닉에 빠뜨렸던 해양설비 인도 지연 사태가 최근 상선 등을 위주로 다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시황에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조선사들은 선박 인도 지연까지 촉발되며 자금 유동성 확보 등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건비 지원 등 정부의 현실적 지원 필요성이 요구된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지난 2019년 12월 5일 수주한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2척에 대한 선박 인도일을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인도 예정일도 오는 2021년 9월 30일에서 2022년 2월 28일로 약 5개월가량 밀렸다.
특히 1척의 선박에 대해서는 발주처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는 조건도 추가됐다.
선주사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운 시황이 극도로 악화되며 선박을 인도 받아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로 해운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며 선박 대금 지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른 중견조선사들 또한 같은 이유로 불안감에 떨고 있다. 이미 일부 선박의 경우 최소 일주일에서 한달가량 선박 건조 및 인도가 연기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언급된 해외 기자재 수입 지연 우려도 조선사들을 괴롭히고 있다. 기자재 하나의 수입이 차질을 입을 경우 다음 공정으로 넘어갈 수 없어 건조가 전부 중단되기 마련이다.
최근 중국 등에서 기자재 생산이 재개되긴 했으나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신뢰도가 중요한 조선업 특성상 문제 발생시 다음 수주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선박 인도 및 선박 검사 등 과정에서 외국 선원들이나 관련 인력들이 들어오지 못해 인도가 밀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미 중고선 거래 시장에서는 이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 조선사들을 나락으로 몰아넣었던 해양설비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4~2017년 조선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늘어난 해양설비 수주분들을 유가 폭락으로 제때 인도하지 못해 난항을 겪었다.
당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발주처들은 선박 건조에 트집을 잡는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해 선박 인도를 차일피일 미뤘다. 이로 인해 결국 조선사들은 약 5~6조원의 손해를 입었다.
상황이 격화되며 정부의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선박 인도가 지연될수록 이를 관리하기 위한 인원 등 추가 비용이 늘 수밖에 없는데, 시황 부진으로 자금 확보도 어려워 조선사들 입장에서는 숨통을 조이는 상황이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인도가 지연되며 선박 관리 및 인건비 등 조선사들의 부담은 확대되고 있다"며 "과거 해양설비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이번 사태가 불가항력적인 사항이긴 하지만 어려운 업황을 감안해 정부의 인건비 지원 등 현실적인 지원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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