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금리 더해 1% 유지하던 예금금리…추가 인하되면 1% 못넘을 가능성도
예금금리 이미 낮지만 순이자마진 하락세에…"수익방어 차원에서 인하될 듯"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또 다시 역대 최저를 기록함에 따라 시중은행의 여·수신 금리도 줄줄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대금리를 적용해 겨우 1%대를 유지하던 은행 예·적금 금리가 이제 완전히 0%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따라 예·적금 금리 조정 검토에 들어갔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통상적으로는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뒤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예금 금리를 낮췄다.
아직 인하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예·적금 금리는 이미 역대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현재 각 은행의 정기예금 주력 상품의 기본금리(1년 만기 기준)는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 0.9% ▲신한은행의 '신한S드림 정기예금' 0.9% ▲하나은행 '하나원큐 정기예금' 0.8% ▲NH농협은행 'NH포디예금' 0.95% ▲우리은행 'WON예금' 0.55% 이다.
은행들은 기본금리에 평균 0.3~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해 평균 1.2~1.3%의 예금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인하가 적용될 경우 우대금리를 더해도 1%를 넘기 힘들 가능성도 나온다.
기준금리를 반영한 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하분은 0.1~0.2%포인트 정도로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인하 때도 이 수준으로 내려갔다.
문제는 은행의 예금금리는 이미 하락세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은행권 저축성 수신금리는 직전달보다 0.16%포인트나 떨어졌고 4월에도 0.07%포인트 내린 연 1.20%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1996년 1월 금리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현재도 금리가 많이 낮은 상태기 때문에 조금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은행의 주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이 꾸준히 내려가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인하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게 나온다.
은행은 한은의 기준금리를 바탕으로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과 경영전략,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수신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예금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조치다. 지난 1분기 주요 시중은행의 NIM은 전년 대비 모두 떨어졌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은 신한은행이 0.20%포인트(1.61%→1.41%)로 가장 컸고 하나은행 0.16%포인트(1.55%→1.39%), 국민은행 0.15%포인트(1.71%→1.56%), 우리은행 0.14%포인트(1.52%→1.38%), 농협은행 0.08%포인트(1.78%→1.70%)로 뒤를 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이미 바닥까지 내려간 만큼 고객 이탈을 우려한 고민이 있겠지만, 수신금리를 낮추기 위한 은행들의 눈치보기가 예상된다"며 "마진 방어를 위해 이르면 다음 주, 늦어도 다음 달 중순 안에는 금리가 인하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출금리 역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예·적금 금리로 산정되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지불한 비용(금리)을 바탕으로 계산한다. 은행 예·적금 금리가 내리면 주택대출 변동금리 역시 내려간다. 주택대출 변동금리 역시 이미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예·적금 금리 인하에 따라 추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도 이미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정부의 대규모 금융지원과 건전성 규제 완화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대출 금리는 한 달 전보다 0.11%포인트 하락한 2.80%였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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