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엑스에 약 282억 투자…2대주주 올라
'반도체 기반 디지털 X-ray' 기술 국내외 독점 사업권 확보…국내 생산공장 설립 예정
SK텔레콤이 반도체 기반의 디지털 X-Ray 발생기로 차세대 영상 의료장비 시장에 진출한다.
SK텔레콤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에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고 5일 밝혔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국내외 독점 사업권을 확보하고 국내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반도체 기반 디지털 X-ray’는 필라멘트 기반 아날로그 방식의 X-Ray 촬영을 반도체의 나노 특성을 활용한 디지털 방식으로 바꾼 차세대 의료 장비 기술이다.
나노엑스는 이 기술의 상용화 및 양산에 근접한 유일한 기업으로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후지필름, 폭스콘 및 요즈마그룹 등 유력 투자회사가 나노엑스에 투자했으며 미국 나스닥에 상장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나노엑스의 기술 잠재력과 혁신성을 확인하고 초기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나스닥 기업공개 사전투자(Pre-IPO)에도 참여하며 2대 주주가 됐다. 누적 투자액은 2300만달러(약 282억원)다.
일반적인 X-ray 촬영 기기는 구리와 텅스텐 등으로 구성된 필라멘트를 최고 2000℃로 가열해 전자(Electron)를 생성하고 이를 빠르게 회전하는 애노드(Anode)로 쏘아 보내 X-ray를 발생시킨다. 이후 일정 시간 피사체에 노출시켜 결과물을 만든다.
반면 나노엑스의 디지털X-ray는 손톱 크기의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한다. 반도체 속 약 1억개의 나노 전자방출기를 디지털 신호로 제어해 찰나에 전자를 생성하고 X-ray로 전환해 촬영한다. 필라멘트를 가열하거나 애노드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단계가 없다.
나노엑스는 디지털 X-ray · CT 기반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Nanox.ARC)를 개발해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 절차와 제품 양산 준비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 기기는 아날로그 제품보다 선명한 화질로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촬영한다. 방사능 노출 시간을 30분의 1로 줄이면서 가슴을 누르는 통증 없는 비접촉 X-ray 촬영도 가능하다.
1회 촬영당 비용이 10% 수준에 불과해 소형 의원이나 의료 부담이 큰 국가에서 X-Ray · CT 촬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기존 X-ray 촬영 장비의 대형 냉각 장치가 필요 없어 기존 1톤 무게의 장비를 200Kg 수준으로 경량화가 가능하다. 병원 내부 등 특수 환경에서만 설치가 가능했던 X-ray · CT 촬영 장비를 앰뷸런스나 간이 진료소에 설치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ADT캡스, 인바이츠헬스케어 등 ICT패밀리사와 함께 디지털 X-ray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의료 · 보안 · 산업용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장비를 앰뷸런스에 탑재하고 5G 및 클라우드와 연동할 경우 환자 이송 중 응급의료팀과 원내 전문의가 고품질의 X-Ray · CT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골든타임 내 응급 영상 촬영이 필수적인 뇌졸중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공항, 전시장, 공연장, 경기장 등에도 3D X-ray 보안 기기를 넓은 범위에 설치가 가능하다. 반도체 · 배터리 ·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의 X-ray 활용 품질 검사, 반려동물용 영상진단기기 시장 등도 디지털 X-ray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분야다.
나노엑스로부터 차세대 영상촬영기기의 한국, 베트남의 독점 사업권을 확보한 SK텔레콤은 향후 해당 국가의 사용 허가 절차를 거쳐 기기를 공급할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ICT 및 첨단 기술로 더 나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양사 철학이 맞닿아 있다”며 “차세대 의료 기술과 5G, AI를 융합한 결과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적인 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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