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디지털 엔지니어 등 개발 인력 수 2015년 19명서 올해 270명으로
금융업계서 드문 '개발 내재화' 성공…디지털 역량 마이데이터 사업에 투입
'디지털 사이언스 기업'을 표방한 현대카드가 전문인력을 싹쓸이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융권의 IT 프로젝트는 외주인력을 주로 써왔으나, 현대카드는 자체 인력만으로 앱 개발이 가능할 정도로 디지털 역량이 크게 강화됐다.
28일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9명에 그쳤던 현대카드의 디지털 엔지니어 등 개발 인력 수는 올해 270명까지 늘어났다. 올 6월 현대카드 반기보고서를 보면 전체 직원 수는 1836명인데, 개발 인력의 비중이 약 15%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 11일 현대카드는 기존의 '현대카드 앱'을 완전히 리뉴얼해 내놓았다. '앱 3.0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었다. 개발 인력 가운데 30여명이 투입돼 이 프로젝트를 맡았다. 앱 개발의 시작부터 끝까지 현대카드 내부 인력이 직접 맡아 한 것이다.
IT 업계에서는 이를 '개발 내재화'라고 하는데, 금융업계에서 앱 개발 전 영역을 외주 인력을 쓰지 않고 해결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전까지는 필요할 때마다 외주 인력을 채용해 앱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내부에 앱에 대해 완벽히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때문에 문제 발생시 해결이나 구조 변경에 어려움이 컸다.
이번 앱 3.0 프로젝트는 단순히 앱에 일부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바꾸는 일차원적인 수준을 넘어서, 기존의 앱 구조를 완전히 뜯어 고쳐 고객과 현대카드가 만나는 모든 영역을 디지털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진행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작업이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앱 전체를 리스트럭쳐링(restructuring·재구조화) 해 앱 오류를 대폭 해결하고 구동 속도를 높이는 등 앱의 질이 상당부분 업그레이드 됐다"며 "코드 실명제 등을 도입해 향후에 있을 유지 보수 작업이나 개발 히스토리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앱 3.0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들의 앱 이용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두 개의 홈(Dual Home)' 구조다. 현대카드 회원이 결제 금액과 이용 내역 등 가장 즐겨 사용하는 핵심 메뉴인 '어카운트 홈(Account Home)'과 다양한 회원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콘텐츠 홈(Contents Home)'으로 재구성했다.
현대카드는 회원들이 두 개의 홈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앱을 설계했으며, 고도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사용자에 따라 각기 다른 맞춤형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현대카드 앱 3.0은 사용자의 반응에 따라 쓸수록 콘텐츠가 정교해지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현대카드 데이터 사이언스의 대고객 서비스화'라고 할 수 있다.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가공한 내용을 바탕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고객의 결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는 2000여개의 'P-태그(Primitive-Tag)'를 만들어 놓았다. 즉, 고객을 분석하는 각도가 2000여개라는 말이다.
현대카드가 데이터사이언스 기술을 대고객 서비스에 적용하기까지 전사적인 관심과 노력이 있었다. CEO는 물론 직원 모두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 있어야 한다고 보고, 프로그래밍 교육부터 데이터처리 및 태그에 관해 교육하는 세션을 마련했다. 특히 데이터 활용에 사용하는 태그를 결정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CEO 이하 관련 부서 임원 및 담당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마련해 정기적으로 태그를 선정한다. 데이터를 전문으로 가공하고 분석하는 데이터 엔지니어를 40여명 고용했다.
현대카드는 지금껏 쌓아 온 디지털 역량을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한데 모아 볼 수 있게 하는 이른바 '마이데이터(My Data) 사업'에도 적극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 고객이 공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개인에게 최적화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문화,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대카드가 모아온 정보들은 물론 다양한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얻어진 비금융데이터들이 결합되면 훨씬 높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 마이데이터 담당자는 "이렇게 개발된 서비스는 현대카드 앱에도 탑재돼 더 많은 고객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전사적인 역량을 총 동원해 데이터 기반 기술이나 요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접근하는 금융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며 "금융 데이터는 그 어떤 데이터보다 사업성이 크고 고객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쓰일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많은 자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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