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딜라이브 매각 예비입찰에 단독 참여
관건은 가격…가입자당 37만5천원 수준으로 현대HCN과 비슷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가 케이블TV업체 딜라이브의 예비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한 만큼 확실한 1위 수성에 나섰다.
다만 KT는 인수 가격으로 7500억원 수준을 제시해 딜라이브 채권단이 바라는 가격에는 미치지 못해 양측의 협상 결과가 관건이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딜라이브 채권단이 진행한 예비 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KT와 함께 인수 후보로 꼽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메릴린치 BOA에 매각 관련 전권을 위임한 상태다. 다만 KT와 딜라이브 모두 이번 예비입찰 참여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딜라이브 매각작업은 2015년부터 추진됐지만 지금까지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KT스카이라이프가 2018년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했었지만 국회가 위성방송의 공공성과 KT로부터의 독립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접어야 했다. 매각가가 최대 1조원까지 거론돼 비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딜라이브는 너무 비싼 몸값이 문제다"며 "낮은 1인당 매출효율성과 순자산 가치가 마이너스 등 재무상태가 걸림돌이다"고 말했다.
딜라이브의 경우 가입자 200만명과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 약 8000원)이 높은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매각 가격이 부담스럽고 부채 비율(159.59%)이 높아 잠재적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딜라이브는 자회사 IHQ 분리매각 카드를 꺼냈다. 앞서 지난 2월 손자회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를 인쇄기기 및 화장품 제조업체인 VTGMP에 분리 매각하면서 한 차례 몸집을 줄인바 있다.
KT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7500억원을 딜라이브 가입자수(200만명)로 나누면 가입자당 인수가격은 37만5000원 수준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4911억원에 현대HCN을 인수했을때 가입자당 가격 35만7000원과 비슷하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계열사(KT스카이라이프+현대HCN)를 포함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은 41.45%가 된다.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그동안 유료방송 사업자 한 곳의 가입자가 전체 3분의 1이 넘지 않도록 상한이 정해져 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조항을 폐지할 방침이다. 규제 폐지로 사업자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가능해진다.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콘텐츠 확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강화해 유료방송 시장 구도를 KT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달 28일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왜 현대HCN을 인수하느냐 하는데 확실한 1등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사업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향후 딜라이브 채권단은 KT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격적 매각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 과정에서 정확한 인수 가격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딜라이브 노조도 지난달 회사 매각에 적극 찬성하고 협력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이번 노조의 매각찬성 입장 발표로 딜라이브의 매각작업이 한층 더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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