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에도 전국 집값 및 전세가격 상승
불안심리 확산으로 '2030 패닉바잉', '청약광풍' 등 나타나기도
올해 부동산 시장은 다사다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는 침체됐지만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며 전국 집값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특히 2030 세대가 주택구매의 새로운 수요층으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어 낸 한 해였다.
정부는 아파트값을 진정시키기 위해 6·17, 7·10대책과 같은 수요억제책을 내놨지만 시장은 잠시 주춤하는 듯 하다 7월부터 시행된 임대차법 영향으로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집값까지 자극하자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전국에 11만호가 넘는 주택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집값과 전세가격 불안에 실수요자들이 신규분양으로 관심을 돌리면서 올해 분양시장은 '청약광풍', '로또분양 열풍'으로 어느 때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군불 지핀 저금리 유동성 확대
올 초 1.25%였던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계속 낮아지다 11월 기준 0.5%까지 떨어졌다. 이는 국내 기준금리 역사상 최저치다. 특히 여신과 관련된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44%까지 떨어진 상태다.
저금리에 따른 낮은 이자부담으로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71조원 증가하는 등 부채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액은 △7월 4조원 △8월 6조1000억원 △9월 6조7000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며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돼 군불역할을 했다.
정부는 최근 꿈틀거리는 집값의 배경에는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확대가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2011년(6.14%) 이후 최고치인 5%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토부는 "초저금리 및 풍부한 시중 유동성, 전세가율 상승 등으로 최근 주택매수심리가 상승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2030세대가 새로운 구매세력으로 등장하면서 이슈가 됐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난 1월부터 30대의 아파트 매입량이 전체 연령대에서 지속적으로 1위를 기록했다.
2020년 1월 30.39%였던 30대의 아파트 매매비중은 10월 38.5%로 8.1%p증가했고, 같은 기간 20대 매매비중은 3.8%에서 5%로 늘어났다.
반면 40대는 28.9%에서 26.1%로, 50대는 18.4%에서 15.1%로 매매 거래비중이 축소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주택가격과 하반기에 가속화된 전·월세가격 상승 우려 속에서 청약가점이 낮아 분양시장의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젊은 세대가 아파트 구매행렬에 뛰어든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규제, 또 규제"…정부 고강도 규제책 발표
정부는 지난 6~8월 사이 전방위적인 고강도 규제책을 연이어 발표했다.
6월에는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고 법인의 부동산 거래 세금을 강화하며 규제지역(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가격과 관계없이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부과한 6·17대책이 발표됐다.
이어 7.10대책에서는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인상,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 6% 강화, 다주택자 취득세율 인상 등을 공표했다. 또 주택임대차 3법(임대차 거래신고 의무제, 임대차 갱신권한 부여, 임대료 인상률 상한 규제)을 의결해 주택 임대차 보장기간을 최대 4년으로 확대했다.
8·4대책에서는 수도권 신규택지 13만호 발굴,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및 기존사업 고밀화, 정비사업 공공성 강화, 규제완화 등을 통한 도심공급 확대, 기존 공공물량 분양 사전청약 확대 등 공급대책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와 공급대책에도 주택 시장 불안정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난이 불어닥치면서 최근에는 집값까지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1월 19일 전세대책을 통해 11만 가구가 넘는 공공임대 전세형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되더라도 시일이 걸리는 일이라 당장 내년까지는 전세가와 집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열풍' 넘어 '광풍'으로 치달은 청약 경쟁
올해 11월 24일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 1순위 청약경쟁률은 28.5 대 1을 기록해 지난해 14.4 대 1보다 더 치열했다. 특히 서울지역 청약경쟁률은 68 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1순위 총 청약자가 223만명이었던데 비해 올해는 358만명으로 135만명이나 청약접수가 증가했다. 청약당첨 커트라인인 1순위 평균 최저가점은 전국이 47.4점, 서울은 58.4점을 기록했다.
지난 9월 생애최초 특별공급의 적용대상 주택 범위와 공급비중이 확대되고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이 완화돼 특별공급 당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청약열기에 불을 붙였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특히 규제지역들은 종전보다 분양가가 낮아지거나 재고주택보다 가격 이점이 부각되며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분양시장 진입이 꾸준하다"며 "다만 정부의 수요억제책과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라 전매 제한 기간이 강화되면서 단기 시세차익 수요는 분양시장에서 발붙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