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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빅테크에 '사회초년생' 뺏길라…"집중 방어"

  • 송고 2021.01.07 06:00 | 수정 2021.01.06 16:00
  • EBN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종합지급결제업 도입으로 "금융사 고객기반 약화 전망"

네이버·카카오 등으로 청년층 고객 이탈시 점유율 축소

국민은행, '서른의 맞춤법' 영상 조회수 약 560만 기록

우리은행, 새내기 직장인 겨냥한 상품·이벤트 잇달아

우리은행 '2021년 직장인 우리같이 시작해' 이벤트 이미지ⓒ우리은행

우리은행 '2021년 직장인 우리같이 시작해' 이벤트 이미지ⓒ우리은행

은행업권이 사회초년생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곧 종합지급결제업이 도입되면 은행이 아닌 기업들도 계좌를 발급할 수 있게 된다. 젊은층에게 친숙도가 높은 네이버, 카카오 등으로 고객이 이탈할 경우 은행의 점유율이 축소하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새해 초부터 사회초년생을 겨냥한 상품과 이벤트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우선 급여이체 하나로 모든 우대혜택이 가능한 '첫급여 우리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첫급여 우리통장', '첫급여 우리적금',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로 구성됐다.


이 중 첫급여 우리통장은 급여이체 조건 충족 시 우리은행을 거래할 때 발생하는 전자금융 수수료뿐만 아니라 다른은행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자동화기기 출금 및 자동이체 수수료까지 무제한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부가서비스로 제주여행패키지(제주도 여행 리조트 1박 숙박 및 렌터카 1일 이용권 제공)와 신용대출금리 연 0.3%p 우대쿠폰을 준다.


젊은층이 선호하는 경품을 내건 이벤트도 마련했다. 우리은행 통장으로 2월 28일까지 50만원 이상의 급여를 처음 받거나, 직장인 추천 상품을 가입하고 이벤트를 응모한 고객 대상으로 '아이폰 12mini+애플워치 S6+에어팟 프로'(1명), '삼성 에어드레서'(2명), '다이슨 헤어드라이기'(20명), '갤럭시 버즈 라이브'(30명) 등을 선물한다.


사회초년생에 공감하기 위한 은행업계의 '감성 마케팅'도 활발하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1월 공개한 '서른의 맞춤법' 영상은 이날 기준 유튜브 조회수 559만회에 달한다. 30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내 집 마련부터 생활비, 이직에 대한 고민을 담담하게 녹여냈다. 이와 함께 30대 고객이 KB국민은행 계좌를 만들 경우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펼쳤다.


시중은행들의 노력은 '주거래은행'의 위치를 유지하자는 목적과 맞닿아 있다. 예컨대 패키지 상품을 통해 복수 거래가 증가할수록 락인(묶어두기) 효과도 커진다. 금융업에 진출하는 빅테크(대형 IT기업)가 가장 소구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대에게 혜택을 집중적으로 제공해 방어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예금과 대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할 수 있는 종합지급결제업을 도입할 예정이다. 네이버·카카오페이 등의 핀테크 서비스에서 직접 계좌를 발급해 급여를 예치하고 카드비를 인출하는 등 은행에 준하는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금융회사들의 고객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그동안 금융회사들이 사실상 독점해온 고객과의 접점이 상당부분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들의 전유물로 여겨진 대출시장도 위기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전용으로 지난해 12월 출시한 대출 상품은 한 달 새 신청자의 40%에 연 5.5% 수준 금리로 약 2500만원을 대출해줬다. 특히 금융 이력이 없어 기존에는 은행 대출이 어려웠던 '씬파일러' 사업자 중 약 52%가 대출을 받아갔다.


핀테크 성격을 지닌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대출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대출잔액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8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8803억원) 대비 25.9%(3조8497억원) 증가했다.


이러자 시중은행들도 신용대출 평가방식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까지 가계 신용대출 전략모형의 신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대안 신용평가 모형을 발굴해 적용하고, 심사전략 및 PD(부도율) 등 금리산정 체계를 정교화한다. 비대면 채널 고객 및 금융거래 이력 미보유자 증가로 인한 차주의 특성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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