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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그룹, 금융플랫폼 경쟁 '점입가경'

  • 송고 2021.01.07 11:13 | 수정 2022.10.18 16:16
  • EBN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더 이상 이자이익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빅테크 경쟁 우위 포인트는 '플랫폼'

빅테크 시장 참여 위기감 크다…그룹별 비즈니스 벌써부터 생활·인증·신용 '차별화'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올해 경영 전략에 빅테크와의 경쟁을 화두로 던졌다. 이미 플랫폼 경쟁력으로 무장한 빅테크들이 시장 참여를 목전 앞에 두고 있는 만큼 금융그룹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금융 전략 구체화에 발 빠르게 나서는 중이다.ⓒ픽사베이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올해 경영 전략에 빅테크와의 경쟁을 화두로 던졌다. 이미 플랫폼 경쟁력으로 무장한 빅테크들이 시장 참여를 목전 앞에 두고 있는 만큼 금융그룹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금융 전략 구체화에 발 빠르게 나서는 중이다.ⓒ픽사베이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올해 경영 전략에 빅테크와의 경쟁을 화두로 던졌다. 이미 플랫폼 경쟁력으로 무장한 빅테크들이 시장 참여를 목전 앞에 두고 있는 만큼 금융그룹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플랫폼금융 전략 구체화에 발 빠르게 나서는 중이다.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올해 금융권 최대 화두로 디지털화와 플랫폼 경쟁을 꼽았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이자이익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다는 한계와 핀테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잡기 위해서는 자체 플랫폼 구축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금융 플랫폼 혁신을 통해 고객 접점을 더 확대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넘버원(No.1)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빅테크의 금융 진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품판매에서 종합자산관리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하며 빅테크 기반의 개인화 고객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초개인화 마케팅 구현을 통해 고객의 평생 금융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핀테크, 빅테크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겠다"면서 "금융과 비금융, 재미와 가치를 아우르는 신한만의 혁신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하자"고 주문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플랫폼은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시장과 같은 공간으로,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며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다양한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하나금융이 주도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빅테크의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진출을 통한 금융업 진출 확대로 디지털 혁신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며 "디지털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 채널 전략 등 그룹 업무 전반을 과감히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마이데이터 산업 활성화 등으로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 금융 플랫폼 구축 등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빅테크·핀테크 기업과의 무한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을 통한 종합금융 플랫폼 구축이 관건이며,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 및 합작사업도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년 전까지도 금융그룹들의 매년 신년 계획은 글로벌 경영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부른 언택트 시대의 급발진은 빅테크 금융의 급격한 성장과 플랫폼 금융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금융그룹의 전략에도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금융그룹 수장들의 주문에 올해부터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업), 종합지급결제업 등 신사업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별로 주목하는 비즈니스도 차별화한 모습이다. 금융위원회 주재로 빅테크, 핀테크(금융기술), 금융업 공동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디지털금융 협의회'에서 금융그룹 수장들의 시선은 각각 다른 아이템을 주목했다.


조용병 회장은 음식 주문이나 쇼핑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 운영을 은행에 허용해 준 부분은 금융과 시너지가 클 것으로 봤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도 실생활과 금융이 밀접하게 연결된 형태의 플랫폼 구축을 통해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손태승 회장은 은행의 플랫폼 비즈니스 진출 허용 확대와 마이데이터 정보제공 범위 형평성 제고를 집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은 소비자에게 편리한 결제 수단과 다양한 생활 금융 서비스를, 소상공인에게는 합리적인 플랫폼 수수료와 매출대금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종규 회장은 은행의 본인 인증 업무 대행 가능 범위 확대, 플랫폼 비즈니스 허용을 지목했다. 윤 회장은 "KB를 거래하는 고객이 별도 인증서 발급에 대한 번거로움 없이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편리하게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태 회장은 신용카드사의 종합지급결제업 허용을 주목했다. 김 회장은 "하나카드를 관계사 및 플랫폼사와의 협업 비즈니스를 통해 하나금융 종합 페이먼트사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대응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소개했다.


손병환 회장은 범농협의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매진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고객 중심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범농협 금융+경제 협업 콘텐츠 개발, 유통 상거래 데이터 활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그룹들의 플랫폼 구상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금융당국도 다양한 플랫폼 기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규제·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0일 제5차 디지털금융협의회를 개최하고 '디지털금융 규제·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현재 은행업무로 제한된 은행 플랫폼 비즈니스 영역을 대폭 확대하고 관련 규제를 개선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음식주문, 부동산서비스, 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은행 입장에서도 새로운 매출데이터를 통해 신용평가 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고 소상공인도 시중 배달애플리케이션 대비 저렴한 수수료로 배달주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적으로 신한은행은 오는 7월 모바일뱅킹 앱 '쏠'에 배달음식 주문 서비스를 선보인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의 플랫폼사업 진출을 허용하면서 등장하게 되는 첫 번째 신사업이다. 식당 주인들에게선 업계 최저 수준의 중개수수료만 받고, 소비자에겐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줄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음식배달 플랫폼에서 쌓이는 '데이터'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매출 통계자료를 활용해 신용평가모형을 가다듬고 새로운 금융상품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금융그룹들의 치열한 디지털 혁신에는 빅테크 시장 진입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다수의 금융그룹 수장들은 "'금융상품의 단순 제조자'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면서 진출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시장지배력도 점차 확대되면서 기존 은행에 대한 직접적 위협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금융사도 이 부분에 큰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빅테크 기업은 기존의 지급결제를 시작으로 대출, 자산관리 등으로 영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금융사들도 이에 준하는 속도로 플랫폼금융을 구축하는데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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