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편입 두달 만에 1000억 지원 결정
뱅킹 앱·중금리 대출 상품 투자…리테일금융 보강
"10년만의 유상증자, 재도약 모멘텀 마련"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드라이브를 건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두달만에 1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확정났다. 이같은 지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업계 10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사회를 통해 우리금융저축은행의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했다고 지난 7일 공시했다. 이번 주 주금납입을 통해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증자가 완료될 예정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이번 증자를 통해 다른 금융지주계 저축은행과 유사한 자기자본 수준(2000억원대)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지난해 말 기준 우리금융저축은행 자기자본은 1101억원에 불과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우리금융저축은행을 100% 손자회사로 편입한뒤 금융지주회사법령에 따라 지난 3월 자회사로 편입했다.
올 1분기 우리금융은 6176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빅4' 자리에 들었으나 위태로운 상황이다. NH투자증권과 생명·손해보험, 저축은행 등 비은행 계열 자회사가 고루 제 역할을 하며 탄탄한 순익을 기록 중인 NH농협금융의 성장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은행에 편중된 수익구조 탈피가 절실한 우리금융에겐 이번에 자회사로 편입한 저축은행에 거는 기대가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올해 지주 자회사 중 첫 지원 대상으로 저축은행이 선정된 것도 그 이유로 풀이된다.
자산규모 기준 20위권(1조1966억원)인 저축은행을 10위권 내로 끌어올리라는 주문을 받은 신명혁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수혈 받은 자금으로 오프라인 중심이었던 서비스를 디지털화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해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들은 디지털 기반의 금융서비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금융의 활성화가 저축은행 업권에도 적용되면서다.
일례로 KB저축은행은 작년 7월 자체 모바일 금융플랫폼인 '키위뱅크'를 선보인 뒤 1년 새 총자산이 6800억원이나 불어나 2조원(2조842억원)대에 진입할 정도로 성장했다. 신한, 하나 저축은행도 계열 은행의 '쏠(SOL)', '하나원큐' 앱을 통한 대출과 예·적금 판매 성장률이 컸다.
반면 우리금융저축은행은 타사 대비 디지털 금융 경쟁력이 떨어져 리테일금융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핀테크 등과 협업해 채널을 다양화하고 대출신청, 심사, 송금 등 모두 비대면 자동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자동대출 서비스를 연내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모바일 뱅킹 앱 개발도 목표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개인금융에 부족한 점이 있었는데 확보한 자금으로 자체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하고 디지털 역량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지주계의 강점을 살려 대외 인지도를 높이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우리은행 연계 영업을 강화하기 위한 중금리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자금을 활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우리금융저축은행은 기업금융 자산 확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금융저축은행 총 여신 중 가계대출은 48.6%, 기업대출은 38.9%, 기타대출은 12.4%를 차지하고 있다.
타 저축은행의 경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기업여신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명혁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는 "우리금융그룹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2012년 이후 약 10년만의 유상증자를 통해 업권 내 재도약의 모멘텀이 마련됐다"며 "경영 안정성 제고와 더불어 향후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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