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참가자, 이날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4월 물가 지표 급등에 집중 매도
뉴욕증시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81.50포인트(1.99%) 하락한 33,587.66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9.06포인트(2.14%) 밀린 4,063.0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57.75포인트(2.67%) 떨어진 13,031.68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의 낙폭은 1월 이후 최대로, S&P500지수의 낙폭은 2월 이후 최대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이번 주 들어 5% 이상 하락했으며 4월 29일 기록한 고점 대비로는 8.3%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4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오르자 장 초반부터 매도에 나섰다. 매도세는 전날 저점을 하향 돌파하면서 더욱 강화됐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8%,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2%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0.2%, 3.6% 상승을 크게 웃돈다.
전년 대비 상승률 4.2%는 2008년 9월 기록한 4.9%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9%, 전년 대비 3% 올랐다. 월가의 예상치는 각각 0.3%, 2.3%였다.
물가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올랐고, 10년물 국채금리는 지표 발표 전 1.623%에서 이후 1.693%까지 올랐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3월 이후 최대다.
향후 5년간 시장이 기대하는 인플레이션인 5년물 BER(breakeven rate:명목 국채 금리-물가연동국채 금리)는 2.767%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물가가 오르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를 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물가와 금리 상승은 미래 기대 수익에 타격을 주며 특히 밸류에이션이 높은 성장주나 기술주에 악영향을 준다.
연준은 일시적인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해서는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그러나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고 지속적일 경우 연준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이날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올해 말 인플레이션이 완만해지기 전 향후 몇 개월 동안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일회성 물가 상승은 기저 인플레이션에 일시적인 영향만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은 2022년과 2023년에 우리의 2% 장기 목표나 일부는 그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에너지를 제외한 10개 섹터가 모두 하락했다.
에너지주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0.06% 올랐다.
임의소비재 관련주가 3% 이상 하락했으며, 기술주도 2.86% 떨어졌다.
자재, 산업, 부동산, 유틸리티, 통신 관련주도 모두 2% 이상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3% 떨어지고, 엔비디아가 3%가량 하락했다. 테슬라는 4% 이상 떨어졌다.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2%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차익실현의 빌미로 삼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 허시 매니징 디렉터는 CNBC에 "올해 들어 10% 이상 오른 주식시장에서 (포지션을) 줄일 빌미를 찾았던 투자자들이 바로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빌미를 찾았다"고 말했다.
씨티즌스의 토니 베디키안 글로벌 시장 담당 대표는 "주가가 여전히 사상 최고치 근방에서 거래되면서 투자자들이 약간 불안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5.75포인트(26.33%) 급등한 27.59를 기록했다. 이는 3월 초 이후 최고치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미디어홀딩스
패밀리미디어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