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韓 타이어3사에 14.72~27.05%반덤핑 관세
유례없는 물류 대란·원자재 가격 급등도 부담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타이어업체가 해상운임 급등에 따른 물류대란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 그리고 미국 반덤핑 관세 부과 등 3중고에 휘청이고 있다.
25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한국과 대만, 태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확정했다. ITC가 판정한 한국 타이어의 반덤핑 관세율은 14.72~27.05%에 달한다.
미국이 고율의 관세부과를 확정하면서 국내 타이어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북미 지역 2020년 기준 매출 비중은 넥센 30%, 한국 26%, 금호 24%에 이를 정도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타이어 3사는 ITC 재심을 신청하고 미국 투자 확대 등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타이어는 미국·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을 늘려 대응키로 했다. 금호타이어도 미국·베트남 공장 가동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지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미국 생산설비가 없는 넥센타이어는 ITC 재심에 집중키로 했다. 또한 미국의 관세장벽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현지에 공장을 설립키로 하는 장기 플랜을 세웠다.
타이어 업체들은 치솟는 해운 운임에다가 반덤핑 판정이 내려지면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 운항을 크게 줄이면서 해상 운임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수출 선박을 찾지 못해 6월 한달에만 6일(3일+3일)간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운반비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375억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는 타이어 운반비로 606억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두배가량 증가한 액수다.
넥센타이어는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47.9% 줄어든 132억원을 기록했는데 타사 대비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운반비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됐다.
타이어의 핵심 원료인 고무 가격 급등도 타이어 업계의 허리를 휘게 하고 있다. 타이어 제조 비용의 30%를 차지하는 천연고무 가격은 1년 새 90% 가량 급등했다. 이외 타이어 생산 주요 재료인 합성고무와 카본블랙도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타이어업계는 수익 방어를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지난 3월 타이어 가격을 3~10% 인상한 바 있다. 또한 한국·금호·넥센 등 3사는 글로벌 타이어 공급가 상향 조정을 시도중이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 제조원가 상승에 더해 수출도 쉽지 않게 됐다"라며 "가격 상승만으로 수익성 악화를 막는 것은 다소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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