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라이브커머스로 '체질 개선' 구상
인수합병·사업제휴 등 여러 카드 놓고 저울질
홈쇼핑업계가 대대적인 변화와 변신을 도모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현대홈쇼핑만이 조용하다. 업계에서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고심중이라는 이야기만이 흘러나온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과 통합한 GS리테일은 배달앱 2위 요기요 인수를 결정한 지 이틀 만에 반려동물 관련 사업 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거침없는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요기요 인수를 통해 퀵커머스 경쟁력을 갖게 된 GS리테일은 전일 SBS와 손잡고 펫쇼핑몰인 자회사 어바웃펫에 총 215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GS리테일이 SBS와 손잡은 배경엔 SBS가 'TV동물농장'이란 확고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어서다.
GS리테일은 "24시간 고객 상담 서비스까지 연결해 2027년까지 10조원 수준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펫 시장에서 어바웃펫을 확고한 1위 사업자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의 펫쇼핑몰에 대한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대형 펫쇼핑몰 '펫프렌즈'를 공동 인수키로 한 GS리테일은 플랫폼 모으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GS리테일은 사업 체질 변화를 위해 자사와 시너지를 낼 플랫폼을 차곡차곡 준비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요기요 인수를 비롯해 통합몰 '마켓포'에 GS샵과 GS프레시몰, 랄라블라를 연계하고 배송서비스 '부릉'을 보유한 메쉬코리아 지분 19.53%을 사들였다.
GS리테일 측은 "요기요 인수 이후 편의점(GS25), 슈퍼마켓(GS더프레시), 헬스앤뷰티스토어(랄라블라) 등 1만6000여 소매점과 60여 물류 센터망이 연계된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를 통해 퀵커머스 업계 1위로 거듭 나겠다"고 빍혔다.
이같은 퀵커머스로의 도약은 소비자 니즈 변화 속도를 대응하기 위해서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로 즉시 배송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와 기술 변화로 소비자의 니즈는 점점 복잡화·다양화되면서 GS리테일 내부 역량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플랫폼 탑재를 지속 중이다"고 풀이했다.
GS리테일보다 먼저 플랫폼에 안착한 홈쇼핑은 CJ오쇼핑이다. 2018년 CJ ENM 커머스부문으로 통합된 후 CJ온스타일이라는 '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CJ온스타일에는 CJ오쇼핑, 인터넷쇼핑몰(CJmall), T커머스(CJ오쇼핑플러스)가 하나로 묶였다. 채널간 경계를 허물어 모바일에서 모든 라이브채널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몰인 셈이다.
롯데홈쇼핑은 롯데온이란 계열사 통합 쇼핑몰과 연계했다. 이외 롯데홈쇼핑은 이달초 맞춤형 뷰티상품을 제안하고, 트렌드까지 선보이는 모바일 뷰티 전문관 '랜선뷰티'를 오픈하면서 큐레이션형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이들업체와 대조적으로 플랫폼 부문에서 변화가 가장 더딘 모습이다. 현대홈쇼핑의 플랫폼 투자는 지난해 10월에 진행한 뷰티전문 MCN 기업 '디퍼런트밀리언즈'에 대한 120억원 투자가 마지막이었다.
현대홈쇼핑은 디퍼런트밀리언즈와 PB브랜드 '바디버든 프로젝트(BBP)'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라이브 쇼핑을 진행했지만 빠른 트렌드 변화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를 받는다. 현대홈쇼핑이 라이브커머스로 성공하기 위해선 TV와 모바일 등 채널 경계를 없애고 고객 취향을 충족시키면서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는 등 체질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현대홈쇼핑에 정통한 업계관계자는 "GS리데일 등 경쟁사들의 능동적인 플랫폼 인수에 현대홈쇼핑은 올해 들어 다수의 인수합병 카드를 놓고 고민하고 있지만 마땅한 인수 대상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젊고 가벼운 스타트업이냐, 시장에서 검증 받은 플랫폼이냐 등을 놓고 고민하는 현대홈쇼핑에 중요한 투자 타이밍임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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