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러시아 시장 내 각각 스마트폰·TV 및 냉장고·세탁기 부문 1위
국제유가, 배럴당 90달러 이상 찍으며 7년 만 최고치…"유가상승 악영향 우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지역에 군대를 배치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기업들의 현지 공장을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혹여 양국 간 군사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질 경우 자칫 현지 시장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러시아 칼루가와 루자 지역에서 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다.
22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에서 "이미 오래전에 성숙된 결정, 즉 즉각적으로 DPR과 LPR의 독립과 주권을 승인하는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의회가 이 결정을 지지하고 두 공화국과의 우호·상호원조 조약을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군대 파견의 길을 연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시장에서 스마트폰과 TV 부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냉장고와 세탁기 부문 1위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서 TV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공장을 가동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산 규모는 1조2448억원 수준이다. 현지 판매법인과 연구개발(R&D) 조직, 우크라이나 판매법인 등을 더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내 자산은 2조7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TV와 모니터, 세탁기, 냉장고 등의 생활가전을 생산한다. 해당 공장 제품은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CIS) 등에 수출된다. LG전자의 러시아 등 기타 지역 매출 비중(2020년 기준)은 2.9% 수준으로 규모로는 1조6634억원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러시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이보다는 향후 원자재와 유가상승 등의 리스크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주요 원유 생산국이자 세계 1위의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임박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 이상을 찍으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러시아 현지 공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충돌로 인한 현지 시장 피해보다 향후 원자재와 유가상승에 따른 악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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