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 최종 인수 예정자와 본계약 체결
채권단 동의 및 쌍방울 담합 의혹 제기 등 후속 과제 남아
쌍용자동차가 오는 6월 2일부터 공개입찰에 나서면서 기존 인수 후보자였던 KG컨소시엄 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KG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자가 되도 채권단 동의 등을 받아내야 하는 만큼 남은 과제 해결도 주목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자동차는 서울회생법원의 인수합병(M&A) 매각공고 및 인수의향서 제출 안내서 배포가 허가 결정됐다고 공시했다.
이번 공개입찰은 조건부 인수예정자(인수희망자)가 있는 공개경쟁입찰방식(스토킹호스)이다. 인수의향서 제출은 6월 9일 오후 3시까지고, 인수제안서 접수마감일은 6월 24일 오후 3시까지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3월 에디슨모터스가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지 못하자 투자 계약을 해제하고 재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재매각은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로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는 지난 19일 KG컨소시엄과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고 공고 전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 KG컨소시엄은 특수목적법인(SPC)인 KG모빌리티, KG ETS, KG스틸,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를 비롯해 사모펀드인 켁터스PE, 파빌리온PE로 구성됐다.
이번 공개입찰에서 인수의향자 또는 입찰자가 없거나 KG컨소시엄의 인수내용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없으면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KG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다.
쌍용차는 예비 후보 선정 과정에서 KG그룹의 자금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KG그룹은 인수대금으로 약 9000억원을 써내 8000억원을 써낸 쌍방울그룹을 1000억원 차이로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금 납입을 못한 에디슨모터스 사례를 계기로 자금여력을 많이 본 것으로 평가된다.
KG그룹이 쌍용차 최종 인수자가 된다면 KG그룹 계열사 KG스틸과 연계한 신차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G스틸은 차체와 내·외장재에 사용하는 강판을 취급하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인수전에 재 참전할 가능성이 있어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KG그룹과 인수예정자 선정에서 경합을 벌였던 쌍방울그룹이 공개입찰 참여의사를 밝히면서도 KG그룹과 파빌리온PE가 연합한 것을 두고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법원에 기업매각절차속행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공개입찰 이후 KG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예정자가 된다 하더라도 채권단을 만족시키고 회생절차까지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예단하기 힘들다.
인수자 선정 후 법원으로부터 최종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의 3/4, 회생채권자의 2/3, 주주의 2/1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앞서 에디슨모터스도 1.75%에 불과한 낮은 변제율을 이유로 채권단 설득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다. 당시 채권단은 최소 50% 이상의 변제율을 요구하며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를 강하게 반발했다.
쌍용차는 7월 초 최종 인수 예정자와 본계약을 체결하고, 8월 말 관계인 집회를 열어 회생계획안에 대한 채권단 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회생채권 변제에 활용할 수 있는 인수대금은 3000억원대로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대금과 큰 차이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오는 10월 15일까지 회생계획안을 통과시켜야 청산을 피할 수 있는 만큼 채권단들도 무리한 요구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댈 수 있는 곳은 KG그룹 정도로 큰 이변이 없는 한 최종 인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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